[심층기획] ① 통증없이 한 달 만에 암 퇴치 중입자치료 A부터 Z까지
2023.10.25 · 권은주 기자
‘꿈의 암 치료기’라는 수식어를 갖고 있는 항암치료가 있다. 바로 지난 4월부터 연세암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중입자치료다. 중입자치료는 방사선 치료의 일종으로 방사선이나 양성자 치료보다 부작용은 덜하고 치료 효과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입자치료는 탄소 원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환자의 암세포에 쏘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방사선(X선) 치료는 환자 몸에 들어갈 때 에너지가 높고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는 에너지가 떨어져 정상세포나 장기 손상의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중입자치료는 환자 몸에 들어갈 때는 에너지가 낮고, 암세포에 도달했을 때 에너지가 폭발해 정상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암세포만 강도 높게 타격해 항암효과가 큰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중입자치료 효과는 4월부터 진행된 암 환자의 치료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연세암병원은 최근 전립선암 2기 진단을 받고 4월부터 중입자치료를 받은 최모(64)씨의 몸에서 암 조직이 제거됐고 치료로 인한 장기 손상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주일에 3~4번씩 총 12번의 중입자치료로 수술이나 항암제 치료없이 암 덩어리가 사라진 것이다. 치료 시간도 2분 내외로 환자는 통증없이 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국제학술지 ‘네이처’는 2014년 중입자치료에 대해 ‘암 치료의 명사수’라고 소개한 바 있다.
지난해까지 국내에 중입자치료 센터가 없어 치료를 받고 싶은 환자들은 일본까지 가야 했다. 하지만 연세암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중입자치료 시설을 도입해 이제는 해외에 가지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국내서도 중입자치료 시대가 열린 것이다. ‘꿈의 암 치료기’라 불리는 중입자치료에 대해 암스쿨에서 자세히 알아봤다.
중입자치료 역사
중입자치료가 의료계에 등장한 것은 1977년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 로런스버클리연구소(LBNL)에서다. 기존의 원자핵 실험용으로 건설된 가속기를 이용하여 중입자치료의 선구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하지만 LBNL은 무거운 중입자를 다루기가 어려워 연구를 중단했다.
중입자치료의 바통을 이어받은 곳은 일본의 과학자들이었다. LBNL 출신 일본 과학자들이 도쿄에 국립의학연구소(NIRS)를 세우고 1994년 첫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개발에만 10년이 걸린 국가 프로젝트에는 도시바, 히타치, 미쓰비시 등이 참여했다. 일본에서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만 8천 명의 환자가 중입자치료를 받았다.
세계 중입자치료 현황
1994년 일본에 이어 2009년 독일에서도 중입자치료가 시작됐다. 전 세계에서 일본과 독일이 중입자치료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2023년 세계에서 중입자치료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일본이 7곳, 중국이 3곳, 독일 2곳,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대만 그리고 우리나라가 1곳씩 운영하고 있다. 추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도 중입자치료기가 도입될 예정이다.
중입자치료 원리
중입자치료는 탄소를 이용한 치료법이다. 탄소 원자를 가속기에 넣어 빛의 70%까지 가속 시켜 암세포를 파괴한다. 중입자치료가 처음 개발됐을 때는 가속기 크기가 축구장만 했다. 최근에는 체육관 정도로 크기가 축소됐으며 미국이나 일본에서 가속기 크기를 줄이는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중입자치료는 탄소를 이용하는데 이는 양성자치료에 쓰이는 수소보다 원자 크기가 커 암세포를 2~3배 높게 타격할 수 있다. 또한 에너지가 급격히 높아지다 떨어지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 효과로 정상세포에는 영향이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중입자치료기 종류에는 고정형과 회전형이 있다. 고정형은 전립선암과 같이 움직임이 적은 암에 효과적이고 회전형(캔트리)는 조사 각도를 360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 다양한 암종에 적용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에서 시작한 중입자치료는 고정형으로 현재는 전립선암 환자에게만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올해 말 회전형(캔트리) 공사가 마무리되면 내년 초 다양한 암종에 중입자치료가 적용될 것이라 병원관계자는 전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10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