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② 고용량 비타민C, 혈액을 통한 암전이 억제에 명확한 효과
2021.07.12 · 권은주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학자이자 노벨 화학상과 평화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박사에 의해 강력하게 주장되어 온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고용량 비타민C를 이용한 암 치료의 활용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암 환우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암 치료에 고용량 비타민C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두 번에 나눠서 알아 보기로 한다.
① 고용량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
② 고용량 비타민C의 과산화물 매개 메커니즘을 통한 췌장암 전이 억제
고용량 비타민C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암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 그 작용 기전을 밝혀 내는 것이 암 환우들의 고용량 비타민C 치료 결정에 매우 중요할 것이라는 것을 지난 글에서 피력했다. [기획특집] ① 고용량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
초기의 많은 연구들은 단순히 고용량 비타민C 투여 받은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어느 정도나 그 효과가 있었는지를 비교하는 것이어서 실제로 치료에 사용하는 결정을 하기에는 부족한 연구 결과들이었다.
하지만, 고용량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한 계속되는 관심은 그 작용 기전에 대한 연구를 지속시켜서 암 치료 작용 기전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보다 체계적인 실험 설계에 기반한 연구들의 수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또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도 암의 세포 질환적 성격으로 인해 매우 다양해서 의학 분야뿐만 아니라 종양학, 세포학, 대사, 화학, 보건, 환경 등 여러 관련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약리학적 비타민C의 작용 기전에 대한 많은 연구 중에서 암 치료 현실에 커다란 시사점을 줄 수 있는 한 연구에 대해 요약해서 소개하기로 한다.
미국 아이오와 의과대학의 오리어리(O’Leary)박사팀이 수행했던 고용량 비타민C가 어떤 작용 기전을 통해 췌장암의 전이를 막을 수 있는 지를 규명한 연구결과가 저명한 Nature지의 자매지인 Scientific Research에 2020년 12월에 발표되었다.
고용량 비타민C가 인체에서 분해되어 생성되는 강력한 산화제인 과산화수소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현상을 췌장암 세포를 대상으로한 실험을 통해 규명한 연구다.
위에 있는 그림은 시험관의 췌장암 세포에 (A)아무것도 투여하지 않은 것(control)과 고용량 비타민C (P-Asch)를 투여한 것, 그리고 고용량 비타민C와 카탈라아제를 투여한 것(P-Asch+Cat) 각각을 24~48시간 배양한 후의 상태를 촬영한 것이다. 아래 (B), (C), (D) 그래프는 투여된 췌장암 세포의 3가지 다른 종류인 BxPC-3, 339, PANC-1 각각에 대한 단위 면적당 생존한 세포의 수를 나타낸 그래프다.
위 A에 있는 세포 상태 그림에서 보듯이 고용량 비타민C를 투여한 두번째 그림의 경우 암세포가 많이 사멸된 것을 볼 수 있고 과산화수소를 중화하는 효소인 카탈라아제를 함께 투여한 세번째 그림의 경우 암세포들이 거의 그대로인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비타민C의 암세포 사멸 효과와 함께 카탈라아제의 과산화수소 중화 효과도 함께 볼 수 잇는 것이다. 카탈라아제가 정상세포에는 존재하기 때문에 고용량 비타민C 가 인체에서 생성하는 과산화물을 중화시킴으로서 어떤 해도 끼치지 않는 반면에 암세포에는 이러한 카탈라아제가 없어서 고용량 비타민C가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것이다. 즉, 고용량 비타민C가 정상세포에 해를 끼치지 않고 암세포만 사멸시키는 선별적 효과를 가짐을 실험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B)(C)(D) 그래프에서 보듯이 췌장암 세포 종류와는 관계없이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우리에게 매우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각각의 다른 췌장암 세포 종류 (A.MIA PaCa-2, B. PANC-1)에 대해 투여 비타민C의 양(그래프의 X축)에 따라 암세포가 얼마나 생존하는지, 시험관 유리벽에 붙어 있는 암세포(Adherent)와 배양액 속에 있는 암세포(Suspension) 별로 얼마나 생존하는지 그 결과를 보여 준다.
Y축의 단위는 표준화된 암세포 생존 비율로 클수록 높은 생존율을, 숫자가 작을수록 고용량 비타민C에 의해 사멸된 암세포 수가 많음을 뜻한다. 암세포 종류에 상관없이 투여 비타민C의 양 (X축) 이 많을수록 암세포가 많이 사멸되고 투여량이 2mM(약 25g에 해당)이 되면 상당 부분 사멸됨을 알 수 있다. 췌장암 세포의 종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고용량 비타민이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그림에서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시험관 속 유리벽에 붙어 있는 암세포와 배양액속에 있는 암세포에 대한 고용량 비타민C의 효과가 매우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즉, 시험관 벽에 붙어 있는 암세포의 경우 (Adherent로 표시)는 생존율이 높은 반면, 배양액 속에 있는 암세포 (Suspension으로 표시)는 대부분 사멸한다는 것이다.
췌장 등의 어떤 부위에 견고하게 자리 잡고 증식하는 암세포의 경우에는 고용량 비타민C가 투여되더라도 암 세포가 사멸되지 않는 반면, 다른 부위로의 전이를 위해 혈액 속에 떠 다니는 암세포의 경우에는 고용량의 비타민C에 의해 사멸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시사해 준다. 이는 우리의 암 치료 전략에 커다란 시사점을 준다.
첫째, 이미 암세포가 장기에 견고하게 뿌리 내려 자란 경우에는 고용량 비타민C의 효과가 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즉, 말기암 환자에게는 치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둘째, 암 진단을 받고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후에 고용량 비타민C 정맥 주사를 투여할 경우 그 효과는 어떨까?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 그 부위의 암세포가 많이 제거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우의 고용량 비타민C 투여는 혹시나 남아서 혈액 속으로 떠다닐 가능성이 있는 암세포의 전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셋째,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전에는 이미 발생한 부위뿐만 아니라 혈액 속에도 암세포가 많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이 때의 고용량 비타민C의 투여는 혈액을 통한 암세포 이동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즉, 그 부위에서의 종양의 성장에는 큰 효과가 없겠지만 다른 부위로 전이되는 것은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수술전이나 방사선 치료, 항암 치료 전에 고용량 비타민C를 투여해서 혈액 속의 많은 암세포들을 사멸시키고 이후 본 치료를 통해 국소에 고착되어 있는 암 세포를 사멸한다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넷째, 전립선암 등과 같이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일부 암의 경우에는 한 부위에서 생기기 시작한 암 세포가 혈관을 통해 초기부터 이동하는 특성을 가진다. 발견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초기부터 혈액을 통해 전이가 잘 되는 특성을 가진 암의 경우, 고용량 비타민C는 그 혈액을 통해 이동하는 암세포를 사멸시키므로 예방적 효과도 상당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
본 연구는 인체에 투여되면 강력한 산화제인 과산화 수소를 생성하는 고용량 비타민C가 혈액을 통해 전이되는 암세포를 사멸시켜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전임상 실험을 통해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
또, 정상 세포에서는 카탈라아제를 통해 과산화수소가 중화되어 해를 끼치지 않는데 비해 암세포에서는 카탈라아제가 없어서 암세포만을 선별적으로 사멸시키게 되는 치료제로서의 좋은 점도 가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그간의 고용량 비타민C의 암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은 명확한 기전의 불완전함에 따른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측면에서 이 연구는 치료 기전에 대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으며 그 결과 또한 상당한 시사점을 주는 의미 있는 연구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논문 : O’Leary, B.R., Alexander, M.S., Du, J. et al. Pharmacological ascorbate inhibits pancreatic cancer metastases via a peroxide-mediated mechanism. Sci Rep 10, 17649 (2020). https://doi.org/10.1038/s41598-020-74806-2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7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