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① 고용량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
2021.07.12 · 권은주 기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학자이자 노벨 화학상과 평화상 수상자인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박사에 의해 강력하게 주장되어 온 비타민C의 효능에 대한 논란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은 고용량 비타민C를 이용한 암 치료의 활용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암 환우들에게 상당한 혼란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암 치료에 고용량 비타민C가 과연 효과가 있는지 두 번에 나눠서 알아 보기로 한다.
① 고용량 비타민C의 암 치료 효과에 대한 논란
② 고용량 비타민C의 과산화물 매개 메커니즘을 통한 췌장암 전이 억제
암 치료에서 고 용량 비타민 C의 효용에 대한 논란의 역사
1950년대 캐나다 토론토의 의사였던 윌리엄 멕코믹(William McCormick)박사는 암 환자에게서 종종 혈중 비타민C 수치가 매우 낮고 괴혈병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에 착안하여 비타민C가 콜라겐 합성을 증가시켜 암 세포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는 가설 하에 비타민C를 암 치료 후보로 제안했다.
1972년 스코틀랜드 외과 의사인 카메론(Ewan Cameron) 박사는 비타민C가 세포 외 기질을 약화시키고 암 전이를 촉진시키는 히알루로니다아제를 억제함으로써 암 발생을 억제 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워서 비타민C를 암 치료 후보로 제안 했다.
고용량 비타민C 치료, 말기암 환자 생존율 2배로
그는 말기암 환자를 치료하기 시작했고, 치료 받은 환자 중 고용량 비타민C 혜택을 받은 환자 50명에 대한 사례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결과에 고무된 카메론 박사는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과 팀을 이루어 말기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을 수행했다.
현대의 표준 연구 설계처럼 잘 설계되지는 않았지만 1976년 그들의 연구에서 다른 모든 조건은 같지만 비타민C 치료를 받지 않은 비교 그룹의 1,000명의 환자에 비해 비타민C 치료를 받은 말기암 환자 100명의 삶의 질이 향상 되었고 평균 생존 기간이 2배로 증가한 걸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또 후속 연구에서 카메론 박사와 폴링은 비타민C 치료를 받은 암 환자의 22%가 1년 이상 생존한 반면 치료 받지 않은 대조군의 생존율은 0.4%에 불과했다고 보고했다. 일본에서 독립적으로 실시한 임상 시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보고되었다. 이러한 계속되는 긍정적인 결과로 인해 암 치료를 위한 비타민 C의 잠재력에 대한 관심은 점점 커져 갔다.
정반대 결과 나온 메이요 클리닉 실험
그러나 1985년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찰스 모어텔(Charles Moertel) 박사의 RDB (무작위 이중맹검; Randomized Double-Blind) 실험 설계에 의한 임상시험은 세계 최고의 의학 분야 권위지인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의 논문에 보고된 바와 같이 암 환자에게서 고용량 비타민C의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는 메이요 클리닉의 임상 시험이 더 정밀하고 엄격하게 설계되고 수행되었기 때문에 의료계에서는 카메론-폴링(Cameron-Pauling) 시험 결과보다 메이요 클리닉의 연구 결과를 더 신뢰하게 되어 암 치료법으로서의 고용량 비타민C 사용 권고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그렇다면 카메론-폴링과 메이요 클리닉 시험에서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최소 두 가지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첫째, 메이요 클리닉 시험에서는 환자가 종양 진행의 징후를 보였을 때 비타민C 투여를 갑자기 중단하고 전통적인 화학요법으로 전환했다. 이 시험에서 비타민C 치료 기간의 전체 중앙값은 2.5개월에 불과했던 반면 카메론-폴링 시험의 전체 연구 기간은 최대 12년 동안이어서 환자를 치료했던 기간에 있어 두 연구는 큰 차이가 있었다.
둘째, 메이요 클리닉 시험은 환자에게 매일 10g의 고용량 비타민C를 경구로만 투여한 반면 카메론-폴링 임상 시험에서는 비타민C를 경구 및 주사제(IV)로 투여했다. 두 투여 경로의 차이는 실제 흡수된 비타민C 량에서 큰 차이가 난다. 왜냐하면 경구로 투여할 경우 실제 인체의 소화관을 통한 흡수 능력은 소량에 그치고 대부분은 체외로 배출됨으로 인해 실제 고용량의 효과를 얻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 사용된 경구 비타민C 용량은 최대 혈장 농도가 200μM 미만이었다. 대조적으로, 폴링 연구에서 사용된 것과 같이 정맥으로 투여된 동일한 용량은 거의 6mM의 최고 혈장 농도를 생성하며 이는 25배 이상 더 높은 량이다.
경구 투여시 인간 혈장의 비타민C 농도는 장 흡수, 조직 축적, 신장 재 흡수 및 배설 등과 함께 여러 메커니즘에 의해 엄격하게 제어된다. 그러나 비타민C를 정맥 또는 복강 내로 투여하면 비타민C의 약리학적 밀리몰 혈장 농도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0g의 비타민C를 정맥 내 주입하면 안전하게 25-30mM에 도달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서 암 환자가 경구로만 비타민C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그 연구는 고용량 비타민C가 암 치료로서의 효능을 반증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메이요 클리닉에서 실시했던 연구가 RDB라는 실험 설계 측면에서 더 과학적이라고 볼 수는 있겠지만 연구의 목표나 방법론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는 역시 한계점을 가지고 있던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의료계에서 받아들여졌다라는 것은 비타민C의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이론의 불완전성에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고 짐작해 볼 수 있다.
비타민C 암 치료를 위한 무작위 대조 시험 수행의 과제
임상연구에서 절대 표준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는 무작위 대조 시험(RCB: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 암 치료를 위한 비타민C의 대규모 연구에 제한적으로 적용되어 오고 명확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해온 데에는 적어도 세 가지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비타민C는 특허권이 없다. 따라서 제약 회사가 비타민C 임상 시험을 지원할 재정적 인센티브가 없어서 수행되는 대부분의 비타민C 연구는 정부 보조금과 소규모 민간 기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신약 개발에 투입되는 연구비에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 투입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둘째, 1980년대 메이요 클리닉의 임상 연구로 인해 많은 정통 주류 임상의사들이 비타민C 요법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셋째, 많은 전임상 연구에서 고용량 비타민C가 생체 내에서 암세포를 죽이거나 종양 성장을 지연시킬 수 있음을 보여 주었지만 비타민C의 작용 메커니즘이 여전히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지만 다행히도 점점 더 많은 최근의 엄격한 전임상 연구가 세 번째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첫 번째 및 두 번째 장벽을 극복 할 수 있는 동력이 되고 있다. 약리학 적 비타민C의 작용에 대한 기계적 통찰력은 보다 명확한 과학적 가설을 생성하고 임상의가 이러한 가설을 조사하기 위한 더 나은 실험을 설계 할 수 있게 하여 궁극적으로 질문에 대한 확실한 답으로 이끌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는 작용 메커니즘에 대한 여러 연구들 중에서 실질적으로 고용량 비타민C 투여를 결정하는데 커다란 시사점을 주는 최근 발표된 연구를 소개하기로 한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7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