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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리뷰] 신경세포가 암세포 성장, 전이 돕는다?

2024.02.06 · 권은주 기자

신경세포(자홍색)가 암세포(녹색)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 ⓒ Nature
신경세포(자홍색)가 암세포(녹색)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 ⓒ Nature

신경세포(뉴런)은 뇌와 척수에서 전기신호를 전달하고 처리하는 데 관여하며, 인간의 인지, 운동, 감각 등 다양한 기능을 조절하는 세포다. 인지 뉴런은 뇌의 정보처리 및 기억형성에 기여하고, 운동뉴런은 뇌에서 나오는 신호를 근육으로 전달하여 움직임을 조절하며 감각뉴런은 외부 자극을 뇌에 전달해 우리가 느끼는 감각을 형성한다. 

이렇듯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가 암세포와 소통하며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암 신경학이라는 새로운 종양학 분야는 지금 한창 개척 중이다.  1월 31일 세계적인 과학전문지 '네이처'에서 보도한 내용을 통해 암과 신경세포와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암이 신경계를 강탈하여 성장하고 퍼지는 방법

2017년 말, 신경과학자인 험사 벤카테시(Humsa Venkatesh)는 신경교종이라고 불리는 인간 뇌종양 세포에서 폭풍처럼 일어나는 전기 활동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건강한 뇌세포와 마찬가지로 암성 뇌세포에서도 서로간 소통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예상보다 더 활발한 전기 활동에 충격을 받았다. 과학자들은 암세포가 심지어 뇌에 있는 세포라도 이 정도까지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다.

① 암세포, 뇌의 신경세포 탈취
이 발견은 암 신경과학의 새로운 분야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연구자들은 암이 뇌 외부에서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신경계를 탈취하는 다양한 방식을 분석하고 있다. 종양이 스스로 영양분을 공급하고 성장하기 위해 혈관을 모으는 것과 마찬가지로, 암은 시작부터 확산까지 모든 과정에서 신경계를 이용하고 있다.

② 신경세포 피해자인가, 가해자인가 
과학자들은 거의 200년 전 처음으로 암세포와 뉴런 사이의 연결을 발견했다. 19세기 중반, 프랑스의 병리학자인 장 크루빌히어(Jean Cruveilhier)는 유방암이 안면 운동과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을 침범한 사례를 설명했다.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신경이 암과 그에 따른 통증을 전달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신경세포를 암에 의해 파괴되거나 손상되는 피해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 텍사스 대학교 건강 과학 센터에 있는 비뇨기과 병리학자 구스타보 아얄라(Gustavo Ayala)는 상호 작용을 좀 더 면밀히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는 인간의 전립선암 세포가 있는 접시에 쥐의 신경을 넣었다. 24시간 이내, 신경돌기의 작은 가지가 자라 병든 세포를 향해 뻗어 나갔다. 암은 신경 세포체에 도달할 때까지 신경을 따라 이동했다. 신경은 단지 방관자가 아니었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암과 접촉했다. 

③ 신경세포 연결 끊으면 암진행 멈춰 
2008년에 그는 또 다른 이상한 현상을 보고했다. 수술을 받은 사람들에게서 채취한 전립선암 종양에는 건강한 전립선에서 채취한 샘플보다 축삭으로 알려진 신경 섬유가 더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2013년에 발표된 또 다른 연구에서 생쥐의 전립선 종양 안팎에서 신경 섬유가 돋아나는 것이 발견됐다. 게다가 암과 신경계의 연결을 끊으면 암 진행이 멈춘다는 것이 밝혀졌다. 몇 년 만에 엄청난 양의 연구를 통해 위, 췌장, 피부 등 다른 곳의 암에서도 동일하다는 것이 발견됐다. 

신경계 암세포 옆에 있는 면역세포(왼쪽).  ⓒ Eye of Science
신경계 암세포 옆에 있는 면역세포(왼쪽).  ⓒ Eye of Science

④ 암세포, 신경세포 만들다 
다음 해 수행된 연구에서는 종양 세포가 신경세포로 변하거나 적어도 이와 유사한 특징을 얻을 수 있음이 밝혀졌다. 실제 2019년 연구에서 쥐의 혈액을 통해 전립선 종양으로 이동하는 신경전구 세포(신경계의 여러 세포를 만들 수 있는 세포)가 암에 정착하여 뉴런으로 변하는 것을 보았다. 

⑤ 교감신경, 부교감신경과 암의 상관관계
휴스턴 소재 텍사스 대학교 MD앤더슨 암센터의 암 신경과학자 모란 아밋(Moran Amit)은 교감신경이 암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교감 신경은 암세포에 더 많은 신경섬유를 제공하기 위해 '신경성장인자'라고 불리는 단백질을 분비하도록 지시했다. 부교감 신경은 정반대 신호를 보냈다. 

그러나 위암에서는 부교감신경이 종양이 자라도록 촉진했다. 전립선암에서는 교감신경이 암발생 초기를 돕고 부교감신경이 암확산을 촉진했다. 과학자들은 이에 대해 암이 신경계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확인해야한다고 밝혔다. 

⑥ 신경세포, 면역세포 활동 억제 
신경세포는 면역세포 활동으로 염증이 많아지면 자신이 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면역세포를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신경계는 암이 퍼지는 경로와 발판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암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피난처가 될 수 있다. 약물이 신경계에 들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이곳은 암세포에게 최적의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새로운 암 치료제 기대 

이러한 발견은 기존 약제를 통한 암 치료제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계는 이미 신경계의 거의 모든 부분을 표적으로 삼는 약물을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의 약물은 안정성이 검증되어 곧 바로 환자에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베타 차단제는 유방, 췌장, 전립선 등의 암 진행을 촉진하는 교감 신경의 신호를 방해할 수 있다. 이러한 약물은 1960년대부터 고혈압, 때로는 불안증과 같은 심장 문제를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다.

2020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롤 2상 임상 시험이 진행됐다. 일주일 동안 약을 복용한 결과 유방암 환자들의 암 전이 가능성이 감소됐다. 또 다른 2상 시험에서는 유방암 치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화학요법과 프로프라놀롤을 병용하는 것이 안전하다는 것이 입증됐다. 그리고 지난해 이 약물이 화학요법 치료를 강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외에도 많은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연구자들은 신경계 약물이 암을 치료하는데 보완적인 역할을 탁월하게 수행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4년 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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