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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암] 불멸의 세포 이야기... 암 세포는 왜 죽지 않을까?

2024.01.05 · 권은주 기자

인류 역사에는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한 수많은 업적들이 있다. 암스쿨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스토리암'은 인류 역사에 공헌한 연구자들의 놀라운 발견 이야기와 알아두면 유익한 '암 이야기'를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읽으면 건강해지는 ‘스토리암’, 암스쿨과 함께 인류 역사의 놀라운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1951년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은 헬리에타 렉스(Henrietta Lacks).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실로 보내진 그녀의 자궁경구암 종양 샘플은 인류역사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문화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
1951년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은 헬리에타 렉스(Henrietta Lacks). 존스홉킨스 대학 연구실로 보내진 그녀의 자궁경구암 종양 샘플은 인류역사에 큰 공헌을 하게 된다.  국립 아프리카계 미국인 역사 문화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frican American History and Culture)

1951년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의 한 실험실, 존스홉킨스 병원에서 또 하나의 암 종양 샘플이 도착했다. 

조직 배양 연구소 소장인 조지 오토 가이(George Otto Gey) 박사는 암 치료 연구를 위한 세포주 개발을 위해 30년째 매달리고 있었다. 

치료제 연구를 위해서는 실험실에서 무한 증식하는 사람의 세포주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하지만 사람의 정상세포는 물론이고 암세포도 실험실 배양액에서 몇 주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버리니 관련 학자들은 무한증식하는 세포주를 개발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었다. 

그는 이제 막 도착한 자궁경부암 조직을 자신이 만든 영양 배지에 넣고 용기에 환자의 이니셜을 조합해 ‘HELA’라고 적었다. 배지 안에는 그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닭 혈장, 송아지 배아 추출물, 인간 탯줄 혈액 등이 들어있었다. 

다음날 연구소에 출근한 가이 박사를 연구원이 급히 불렀다. 

“박사님, 이것 보세요! HELA 세포가 다른 암세포보다 2배나 빨리 증식하고 있어요!”
“이거 흥미로운데... 환자의 정상세포와도 비교해볼까?”

가이 박사는 같은 환자의 정상세포도 받아 동일한 배양액에 넣어 함께 관찰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HELA 세포는 몇 주가 지나고도 죽지 않고 정상세포에 비해 20배, 다른 암세포에 비해 2배 빠르게 증식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불멸의 세포주라 불리는 ‘헬라세포’다. 

헬라세포.  ⓒ Cytion
헬라세포.  ⓒ Cytion

헬라세포는 인체가 아닌 시험관에서 생존하고 번성한 최초의 인간세포다. 1951년 발견 후 전 세계에 보내진 헬라세포는 암, 세포 생물학, 유전학, 전염병 등의 10만 개 이상의 연구논문으로 출판됐다. 헬라세포를 이용해 소아마비 백신, HIV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코로나19 백신, 항암제 등을 개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헬라세포 연구는 현재까지 3개의 노벨상을 시상할 만한 선구적인 발견으로 이어졌다. 

헬라세포, 왜 특별할까 

헬라세포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가장 특별한 부분은 헬라세포는 죽지 않는다는 것이다. 1951년 발견된 후로 헬라세포는 지금까지 끊임없이 배양되어 증식되고 있다. 인간의 정상세포는 최소 50회에서 많게는 100회 정도 분열 증식하고 죽는다. 하지만 헬라세포는 무한정 분열하고 증식할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다양한 조건에서 생존할 수 있으며 실험실에서 쉽게 배양하고 조작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헬라세포는 인간세포이기 때문에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을 연구하는데 가장 이상적인 세포가 됐다. 

헬라세포는 왜 죽지 않을까 

정상세포는 분열할 때마다 염색체 끝에 있는 텔로미어가 짧아져 세포가 무한 증식하는 걸 막는다. 그런데 헬라세포는 분열 중 활성화된 텔로머라제로 인해 절단된 텔로미어가 재건되어 무한 증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암세포인 헬라세포로 인간세포 연구가 왜 가능한 걸까? 

유전적으로 헬라세포는 헬리에타 렉스(Henrietta Lacks)라는 자궁경부암 환자의 DNA와 인유두종바이러스가 결합된 돌연변이다. 정상적인 인간세포에는 46개의 염색체가 있지만 헬라세포에는 70~90개의 염색체가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헬라세포에는 유전자 기능, 단백질 생산, 세포의 영양 균형 등 건강한 인간 세포의 기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여러 연구에서 인간 세포주로써 기능을 탁월하게 수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상세포와 암세포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

이를 살펴보면 암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세포 모양이 다르다
건강한 세포는 서로 동일하게 보인다. 히자만 암세포는 건강한 세포와도 다르고 서로도 다르게 생겼다. 또 정상세포는 가운데에 핵이 하나가 있지만 암세포는 하나 이상의 핵을 가지고 있고 세포 내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암세포는 ‘세포사멸 프로그램’을 무시한다. 정상세포는 손상이 됐거나 분열횟수가 끝나면 세포사멸 프로그램에 의해 스스로 죽는다. 하지만 암세포는 DNA 돌연변이로 인해 이 과정을 담당하는 유전자가 손상이 되면서 끊임없이 증식할 수 있다. 

또한 정상세포는 근처 세포로부터 분열이 필요하다는 신호를 받을 때까지 기다린다. 조직의 성장이 우리 몸에서 신중하게 관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세포는 이 신호를 받지 않고도 분열할 수 있다.  

영양분을 요구한다
건강한 세포는 정상적인 성장과 발달이 필요할 때 영양분 섭취를 위해 혈관이 가까이 오도록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암세포는 끊임없이 혈관에 신호를 보내 혈관을 자기쪽으로 끌어들인다. 이로 인해 암세포는 끊임없이 증식할 수 있게 된다. 

서로 달라붙지 않는다
정상세포는 겉표면에 단백질이 있어서 서로 잘 붙어있는다. 하지만 암세포는 종양에서 분리되어 몸 전체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게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다른 장기에 옮겨 자라는 것을 전이라고 부른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4년 1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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