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어드바이저
일반건강

[스토리암] 산소와 암세포 이야기 "암세포는 진짜 산소를 싫어할까"

2023.12.14 · 권은주 기자

인류 역사에는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한 수많은 업적들이 있다. 암스쿨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스토리암'은 인류 역사에 공헌한 연구자들의 놀라운 발견 이야기와 알아두면 유익한 '암 이야기'를 함께 풀어보고자 한다. 읽으면 건강해지는 ‘스토리암’, 암스쿨과 함께 인류 역사의 놀라운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산소를 발견한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 1733~1804)
산소를 발견한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 1733~1804)

1774년 영국, 작은 마을의 한 목사가 쥐를 잡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그는 쥐를 잡아 최근 발견한 희안한 기체를 실험해볼 요령이었다. 그 기체는 유리병 속에 있는 촛불을 맹렬히 태우는 성질을 갖고 있었다. 

격렬한 술래잡기 끝에 붙잡은 쥐를 한쪽에 가둬놓고 본격인 실험을 시작했다. 밀폐된 유리병 속에서 촛불이 서서히 꺼지는 것을 확인한 그는 새 촛불과 쥐를 넣고 다시 관찰했다. 이후 촛불이 꺼지자 쥐도 곧 쓰러졌다. 그는 재빨리 쥐를 병밖으로 꺼냈다. 

"불타는 양초나 동물이 공기에 손상을 주는 것 같은데?"

그는 곧이어 또다른 실험을 이어갔다. 
동일한 유리병 속에 촛불과 쥐 그리고 민트화분을 넣었다. 초에 불을 붙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초는 꺼지지 않았고, 쥐도 여전히 살아있었다. 

조셉 프리스틀리의 쥐 실험 ⓒ vedantu

그는 또 다른 실험을 통해 모아놓은 기체가 밀폐된 유리병 속에서 쥐를 더 오래 살 수 있게 해준다는 걸 알았다. 그가 발견한 것은 바로 우리의 호흡을 가능하게 해주는 산소다. 산소를 발견한 조셉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는 자신의 보고서에 다음과 같이 썼다. 
 

가스의 이름이 무엇이든, 그 효과는 놀라웠다. 내 폐의 느낌은 유난히 가볍고 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이것을 마실 수 있는 특권을 누린 존재는 나와 쥐 두 마리뿐이다.

이후 여러 과학자들에 의해 산소의 특성과 성질에 대한 것이 속속 밝혀졌다.

산소는 공기의 21%를 차지하고 있다. 산소는 호흡을 하는 대부분의 생명체에 없어서는 안되는 기체지만 인체 내 산소가 많아지면 시력상실, 근육경련, 발작 등 심각한 증상을 야기한다.  

암 환우들은 암세포가 산소를 싫어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것이다. 또한 활성산소가 염증을 유발하고 DNA를 공격해 암세포를 만든다는 것도 들었을 것이다. 이 이야기들은 다 사실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먼저 산소가 인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 내 에너지 만드는데 꼭 필요한 산소

식물이나 동물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의 가장 작은 단위를 ATP(아데노신 삼인산)라고 한다. 세포는 ATP를 통해 단백질 합성, 수송, 발열, 근수축 등을 할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포도당이 체세포에 들어가 ATP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것이 산소다. ATP를 만들면서 발생된 수소가 산소와 결합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것이 정상세포가 호흡을 통해 에너지를 얻는 과정이다. 

식사(영양분)와 호흡(산소)을 통해 우리 몸세포가 끊임없이 움직이며 각 기관에서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다. 

ATP가 만들어지는 세포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 BBC
ATP가 만들어지는 세포내 소기관 미토콘드리아.  ⓒ BBC

그렇다면 활성산소란 무엇일까?

활성산소는 ATP를 얻는 과정에서 나온다. 산소가 전자 2개를 받아야 물과 이산화탄소가 되어 정상적으로 배출되는데 전자 1개만 받을 경우 반응성이 큰 활성산소가 된다. 전체 산소의 1~3% 정도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세포 내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DNA나 지질과 반응하여 손상을 입힐 수 있다. 지질을 파괴해 세포괴사를 일으키거나, DNA를 공격해 암세포를 만들기도 한다. 

반응성이 높은 활성산소가 세포독성을 일으킬 수 있지만 건강한 정상세포에서는 항산화물질이 분비되어 대부분 제거된다. 

최근에는 활성산소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병원균이 침입했을 때 면역세포가 활성산소를 대량 생산해 병원균을 공격하고, 세포신호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활성산소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나 흡연, 음주, 자외선, 방사선 등의 외부요인으로 인해 활성산소가 증가하면 급격한 노화와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암세포가 진짜 산소를 싫어할까?

암세포는 산소 대신 포도당을 발효시켜 빠르게 에너지를 얻는다. 대신 생산 효율성이 떨어진다. 정상세포는 산소호흡을 통해 포도당 1개에서 38개의 ATP를 얻고, 암세포는 포도당 발효를 통해 2개의 ATP를 얻는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엄청난 비효율 같은데 연구를 통해 이것이 얼마나 암세포에 이득인지가 밝혀졌다. 

암세포는 자기의 사명을 잊은 세포다. 암세포의 사명이 있다면 빠르게 증식하는 것밖에 없다. 모든 것이 이것을 위해 존재하는데 발효를 통해 에너지를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암세포에 들어온 포도당은 발효를 통해 에너지화된 후 젖산이 되어 암세포 밖으로 배출된다. 정상적인 근육세포도 고강도 운동을 할 때 이같은 방법으로 빠르게 에너지를 얻는다. 산소로 만드는 방법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세포는 대량으로 포도당을 분해하기 때문에 단시간에 많은 에너지를 만들고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물질로 빠르게 증식한다. 또한 암세포의 포도당 발효 과정을 통해 나오는 항산화물질이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사멸을 막아 끊임없이 증식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발효대사를 통해 나온 젖산은 주변을 산성화시켜 백혈구 등의 세포가 다가오는 것을 막아 암세포가 증식하고 다른 조직을 침범하기에도 좋게 만든다. 이것을 바로 바르부르크 효과라 부른다. 

정상세포(왼쪽)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암세포(오른쪽)는 미토콘드리아에 들어가지 않고 세포질에서 바로 포도당을 발효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 Automattic
정상세포(왼쪽)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는다. 반면 암세포(오른쪽)는 미토콘드리아에 들어가지 않고 세포질에서 바로 포도당을 발효시켜 에너지를 얻는다. © Automattic

과학이 발달할수록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물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 몸에는 암세포를 처리할 능력이 있다. 신체의 기능에 대한 이해는 실제 삶 속에서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들이 그 기능을 휼륭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나 자신도 도와야 하지 않을까.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1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일반건강 다른 글

전체 보기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케어 어드바이저가 상황에 맞춰 1:1로 안내해 드립니다.

무료 상담 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