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e Reviews Cancer] 암의 기원에 대한 현재까지의 이론 요약
2023.12.14 · 암스쿨
한국인의 사망 원인 중 1위를 차지하는 질병은 암이다. 암은 한국인이 평균 수명인 83세까지 살 경우 10명 중 4명은 암에 걸릴 정도로 우리의 곁에 가까이에 있는 질병이다.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에 힘입어 조기발견과 치료에 있어서 많은 발전을 이루어서 이제는 과거와 같이 불치병이라는 인식은 어느 정도 사라졌지만 여전히 암은 쉽지 않은 질병으로 받아들여진다. 완치율로 간주되는 5년 상대 생존율이 암 종 전체 평균 71.5% (2020년)에 이르지만 췌장암은 15%, 폐암은 37% 등 암 종 별로 그 차이가 크고 완치 판정을 받은 5년이후에도 재발과 전이의 위험성을 갖고 있어서 평생 관리를 해야 하는 만성 질환의 성격을 가진다.
암 치료가 쉽지 않은 것은 세균에 의해 발병되는 다른 일반적인 감염 질환과는 달리 암은 세포 질환이라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 질환은 매우 복잡한 세포 구조 속에서 발생하기에 그 발병 원인에 대해서 의학, 과학계가 쏟은 막대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세포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고 복합적이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다는 점이 암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힘들게 하고 결과적으로 암의 정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인 것이다.
암의 예방이나 치료를 위하여는 암의 원인에 대한 명확한 규명이 필수적이다. 이 글은 최근의 Nature Reviews Cancer 지에 실렸던 암의 기원에 대한 논문을 토대로 현재까지 연구되어 온 암의 기원에 대한 이론을 요약, 정리한 것으로서 우리의 암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Jassim, A. et al. (2023), Cancer make their own luck: theories of cancer origins, Nature Reviews Cancer, vol.23, 710-724)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 (The somatic mutation theory)
거의 100여년 전에 처음 제안된 이 이론에 따르면 암은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 것이므로 진단과 치료는 세포의 돌연변이를 야기하는 유전자를 타겟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상 조직과 달리 암 조직에만 나타난 특정 유전자 변이 즉 암 유전자의 발견에는 상당한 연구 노력이 필요하기에 현재까지 그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발견된 암유전자의 수는 50여개에 불과하다.
인간이 가진 30억여 개의 염기서열과 3~4만개의 유전자를 생각해 본다면 암 유전자 발견에 어느 정도의 노력이 들어야 할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이론은 체세포 돌연 변이를 유발하는 원인보다는 유전자 변이라는 결과에만 연구를 집중하는 한계점을 가진다. 즉, 유전자 변이를 야기하는 근본적인 원인보다는 변형된 유전자인 암 유전자를 발견, 치료하는데 집중한다. DNA를 손상시키는 요인은 매우 다양해서 암 돌연변이 유전자만으로는 암의 원인을 설명할 수는 없다는 점과 수 많은 암 유전자의 발견까지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한계로 지적된다.
조직형성장 이론(Tissue Organization Field Theory)
이 이론은 단지 암세포에 국한하지 않고 전체 세포 조직과의 관계에서 암의 원인을 찾으려 한다. 즉, 암은 유전자가 근본원인이 아니라 세포 조직전체 관점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암의 근본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세포 조직 전체에 문제가 생기면서 구성요소인 세포들이 생존하려다가 돌연변이 암세포가 된다는 것으로서 세포의 돌연변이 그 자체는 2차적 결과라는 것이다. 암을 보다 근본적으로 치료하려면 해당 세포단위의 돌연변이 그 자체보다는 전체 세포 조직차원에서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조직내의 세포들간에는 연결된 작은 통로들이 있는데, 이 통로를 통해서 이온들과 작은 분자들, 그리고 에너지 단위인 ATP가 이동한다. 이를 통해서 세포들은 세포의 분열과 기능들을 조절하게 된다. 그런데 염증이나 노화 등으로 인해 이들 통로가 손상되어 세포들간의 연락이 차단 되면 대사가 교란되어 세포들이 적절한 산소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된 상황에서 세포는 생존을 위해 안간힘을 쓰다가 산소나 영양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세포가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암세포라는 것이다.
불운 이론 (The Bad Luck Theory)
이 이론은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에 기초한 것으로 암은 수 많은 세포 분열 중에 발생하는 무작위 돌연변이의 결과라고 주장한다. 이 이론은 암이 항상 환경적 요인이나 유전적 요인 등에 의해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줄기세포에서 DNA 복제 중에 발생한 무작위적 실수에 의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에는 암의 원인이 되는 유전적 또는 환경적으로 유발된 돌연변이가 포함된다). 특정 요인에 의해 돌연 변이가 생기기도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이 복제 과정이 완벽하지 않기에 세포가 DNA를 복사하고 나눌 때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암의 돌연변이 중 최대 3개중의 2개는 이러한 무작위의 불운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 이론은 2015년 Sience 지에 발표된 이후로 많은 비판을 받아 오고 있다.
기저 상태 이론 (The Ground State Theory)
상기의 3가지 이론이 제시하는 요소들 모두를 통합한 이론으로 기저 상태 이론은 암이 연령, 손상 여부(불운 및 체세포 돌연변이 이론) 및 신체 내 위치(조직형성장 이론)에 따라 달라지는 암에 걸릴 수 있는 상태의 줄기 세포 돌연변이의 결과라고 제안한다. 이 이론은 또한 암이 세포 내적(암세포 내부) 요인과 세포 외적(암세포 외부) 요인의 결과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세포 내재적 요인 (cell-intrinsic factors)
세포 정체성 (cell identity)
암은 어딘가에서 시작된다. 암을 유발하는 세포는 줄기세포와 같은 능력을 얻어서 스스로 또 다른 유형의 세포로 분화될 수 있다. 세포 수준에서 고유의 암세포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진다.
후성적 변화 (epigenetic changes)
후성적 변화는 기본 DNA 서열은 변하지 않지만 유전자 발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DNA 분자의 변형을 유발한다. 이러한 변화는 세포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때로는 암 세포 형성을 야기할 수 있다.
DNA 돌연변이 (DNA mutations)
종양유전자(oncogenes)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하는 유전자이고, 종양 억제 유전자 (tumor suppress genes)는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억제하는 유전자이다.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통제되지 않은 세포 성장과 종양 형성이 초래될 수 있다.
세포 외적 요인 (cell-extrinsic factors)
종양 미세환경 (The tumor micro-environment)
신체에는 여전히 있지만 암세포에는 없는 대신, 종양 미세환경은 암세포를 둘러싼 모든 세포로 구성된다. 하지만, 암세포는 예를 들어 종양에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 혈관을 성장시키거나 면역 세포에 덜 적합하도록 환경을 변경함으로써 이러한 원인을 극대화할 수 있다.
감염 및 미생물군집 (infections and microbiome)
인간 유두종 바이러스(HPV), B형 및 C형 간염 바이러스와 같은 특정 미생물 감염은 염증이나 세포의 DNA 손상 등을 초래해서 암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인간의 신체에 존재하는 미생물 군집은 암의 성장을 촉진하기도 하는 반면에 예방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종양자체에 존재하는 미생물군집도 있다).
발암 물질 (Carcinogenes)
담배 연기, 자외선, 알코올, 오염 물질 등등. 우리 주변에는 DNA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시간이 지나면 암을 유발하는 여러 가지 물질로 가득 차 있다.
글을 끝내며
암 발생 및 전이와 관련된 유전적, 환경적, 생리학적 요인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이해하는 것은 암 발생 과정의 조기 진단 및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암 발생의 기원에 관한 현재까지의 연구를 보면 세포 질환의 성격상 세포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요인이 매우 다양해서 암을 완전히 이해하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암을 예방하거나 치료가 불가능해지기 전에 최선의 방법으로 치료하려면 악성 종양의 위험과 확산을 증가시키는 내적 및 외적 요인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 암을 두려워하는 질병에서 관리 가능하고 생명을 제한하지 않는 질병으로 다룰 수 있으려면 암의 기원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요구된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1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