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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I] 면역세포에서 에너지 훔치는 암세포

2023.12.13 · 전영조 전문위원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보 리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이 한 무리의 암세포가 나노튜브를 사용하여 인근 T세포로부터 미트콘드리아를 훔쳐서 자신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Cancer Cell에 발표하여 장래의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정리하여 우리나라의 관심 있는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론적으로 면역체계는 암세포를 이물질로 인식하여 파괴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이것은 암초가 많으며, 특히 종양이 체내에 자리를 잡은 후에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면역 세포, 특히 특정 킬러 T 세포가 종양으로 침투하더라도 적대적인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종종 T 세포 소진으로 알려진 기능 장애 상태가 된다.

이 연구를 통하여 종양이 T 세포를 방해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의 존재를 확인하였다. 일부 종양에서는 암세포의 일부가 자동차 연료 탱크에서 연료를 빨아들이는 도둑처럼 T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빼내어 자신의 에너지 필요에 사용한다.

최근 Cancer Cell에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에너지 탈취 행위는 T 세포의 효율성을 저하하고 강력한 암세포를 생산하여 암환자에게 타격을 준다.

그러나 암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이용하는 이 과정에는 취약성이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이 미토콘드리아 탈취를 유발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아직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단 그 과정이 밝혀지면 치료법을 찾기 위한 미래의 목표가 될 수 있다.

종양 내부와 주변 환경에서 대사 생존을 위해 영양소와 기타 분자, 심지어 세포기관 간의 교환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지만, 암세포에 의해 미토콘드리아가 고갈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이는 종양세포가 생존하기 위해 사용하는 메커니즘이 인근 T 세포의 기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새로운 발견이다.

일부 종양에서는 암세포의 일부가 자동차 연료 탱크에서 연료를 빨아들이는 도둑처럼 T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빼내어 자신의 에너지 필요에 사용한다.
일부 종양에서는 암세포의 일부가 자동차 연료 탱크에서 연료를 빨아들이는 도둑처럼 T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빼내어 자신의 에너지 필요에 사용한다.

생존을 위해 미토콘드리아를 공유 혹은 탈취하는 행위

미토콘드리아가 세포 간에 교환될 수 있다는 것은 비교적 최근에 밝혀진 사실이다. 이전에는 이 현상은 손상된 조직 부위의 건강한 세포가 치유 과정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신의 미토콘드리아를 다른 세포에 기증할 수 있는 우호적인 현상으로 생각되었다.

그러나 2006년 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세포의 미토콘드리아 전달에 대해 더욱 불길한 느낌을 받았다. 스트레스가 많고 산소가 적은 환경에 놓이면 특정 세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미토콘드리아를 잃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다가 2021년에 암세포에서 이런 현상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 그들은 실험실 접시에서 나노튜브라는 빨대 같은 구조를 가지고 암세포가 말 그대로 인근 면역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빨아들이는 것을 관찰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살아있는 유기체에서도 일어나는 걸까? 현재 사람의 미토콘드리아 전달을 시각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래서 연구를 주도한 리 박사는 게놈 서열 분석 데이터를 사용하여 미토콘드리아 수송 과정을 추적하는 도구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MERCI’라는 RNA를 기반으로 한 통계방법으로 세포에서 세포로 이동하는 미토콘드리아을 추적하여 미토콘드리아 수용체라는 특정 암세포 집단을 식별할 수 있었다.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나노튜브를 사용하는 암세포의 일부가 근처 T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여 자신의 에너지 요구에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출처 : 국립암연구소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나노튜브를 사용하는 암세포의 일부가 근처 T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제거하여 자신의 에너지 요구에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출처 : 국립암연구소

미토콘드리아 도난의 지문

‘MERCI’가 이러한 수용체 세포를 정확하게 골라낼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자들은 이를 사용하여 피부암과 식도암 환자의 종양 샘플을 분석했다.

그들은 MERCI에 의해 미토콘드리아 수용체로 확인된 종양 세포가 나노튜브 형성 및 에너지 생산과 관련된 유전자의 활동을 증가시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나노튜브를 생산하여 미토콘드리아를 빨아들인 다음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신호다. 유사한 유전자 발현 패턴이 두 가지 암의 수용체 세포에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 발현 패턴을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세포를 구체적으로 식별하는 유전자 서명으로 알려진 17개의 특정 유전자 그룹으로 분류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암 게놈 지도가 수집한 22가지 서로 다른 유형의 암을 대표하는 10,000개 이상의 종양 및 정상 조직 샘플에 대한 서명을 시험했고 샘플의 17개 유전자 각각의 활동을 기반으로 각 종양에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점수를 할당했다.

대부분의 암 유형에서 종양 샘플은 인접한 정상 조직에서 채취한 샘플보다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점수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점수가 높은 샘플은 또한 더 공격적인 세포 분열의 징후를 보여주었다. 또한, 종양의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점수가 낮은 사람들만큼 오래 살지 못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러한 패턴은 그들이 연구한 많은 암 유형에서 반복되었다.

암세포의 새로운 취약성인가?

이제 이런 과정이 존재한다는 것이 확인되었으니 새로운 치료법의 표적이 될 수 있을까? 17개 유전자 시그니처가 미토콘드리아 수용체 세포를 정확하게 식별했지만, 이들 세포 중 다수에는 다른 주목할 만한 유전적 변화도 있었다. 이러한 변화 중 일부는 미토콘드리아를 훔치는 데 필요한 행동과 관련이 있으며 잠재적으로 약물로 차단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여기에는 훔치는 나노튜브를 생성하는 데 필요한 세포의 내부 골격을 변경하는 데 관여하는 세포 통신경로의 유전자가 포함된다. 그래서 리 박사는 미래의 치료법에 대한 힌트가 그러한 경로 중 하나일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리 박사의 팀은 일부 T 세포가 다른 T 세포보다 미토콘드리아를 빼앗기는 데 더 취약한지 여부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종양에서 이 과정이 일어나는 곳은 어디인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잠재적으로 예방될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

그리고 미토콘드리아의 상실로 인해 T세포의 에너지 생산 능력이 손상되었다면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한다. 

이러한 현상이 왜 발생하는지 더 잘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는 저 산소 환경에 대한 생존 반응일 수도 있고, 종양세포에 의한 면역 체계에 대한 직접적인 방어일 수도 있다.

리 박사와 그의 팀이 개발한 새로운 도구를 통해 처음으로 연구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글은 2023년 1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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