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암 완치자 과거 병력 '잊힐 권리' 보장 법안 승인
2023.12.08 · 정성경 기자
이탈리아 의회가 암 완치자의 과거 병력을 공공 기관에 알리지 않을 권리인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법안을 승인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조르날레에 따르면 상원은 지난 5일(현지시간) 이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지난 8월 하원에서도 만장일치 지지를 받은 이 법안은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았다.
법안은 암 완치 판정을 받은 뒤 5∼10년 된 사람이 금융기관, 입양기관 등에 자신의 병력을 알리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암 환자들의 암 병력으로 인해 대출 계약, 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입양 절차에서 배제되는 등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다.
21세 이전 암에 걸렸던 사람은 마지막 치료 이후 5년, 그 밖의 성인은 이후 10년 내 암이 재발하지 않으면 적용 대상이다.
이 법안은 또한 금융 기관이 제삼자로부터 이러한 정보를 취득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현재 이탈리아에서 암 완치자는 약 100만명으로 추산되며 암 환자는 360만명에 달한다. 이탈리아 정부는 의료기술의 발달로 암 완치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암 병력자들이 과거 병력 공개로 불이익이나 차별받는 것을 없애겠다는 취지다.
초당파적인 지지를 얻은 이 법안은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집권 우파 연합에 의해 추진됐다. 멜로니 총리는 "이 법안이 암을 이겨낸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 굴욕스럽고 부당한 차별을 없앨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암 환자의 ‘잊힐 권리’를 법제화한 7번째 국가가 된다. 지금까지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등 유럽 6개 국가가 이 같은 법안을 마련했다.
한국의 경우, 암 환자라고 해서 대출 계약이나 보험 가입에서 크게 차별받는 것은 아니다. 국내 보험사들은 대체로 암 진단 후 5년 정도가 흐르면 ‘완치’로 본다. 하지만 실상은 암 유병력자들이 완치가 됐어도 ‘일반 가입자’ 기준이 아닌 ‘유병자’ 기준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차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들에 2025년까지 관련 법안을 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1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