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의 길 열리나... 항암제 내성 치료제 발견
2023.11.14 · 정성경 기자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혈액암센터 김동욱 교수와 연세대학교 생화학과 박현우 교수 연구팀이 3년간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세포가 BCR::ABL1 표적항암제를 통해 약물 내성을 획득하는 신규 분자 기전을 규명하고,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BP-CML)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로 항암제 내성으로 어려움을 겪던 암환자들에게 백혈병 완치의 길이 열릴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김동욱 교수는 백혈병 치료에서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권위자로 꼽힌다.
글리벡 등 획기적 항암제 나왔지만 내성문제 골치
만성골수성백혈병은 골수구계 세포가 백혈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긴 악성 혈액질환으로 환자의 90% 이상에서 특징적인 유전자 이상(필라델피아 염색체의 출현)으로 백혈구와 혈소판 등이 증가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는 혈액암이다.
만성골수성백혈병의 원인 유전자는 9번과 21번 염색체의 전좌(Translocation)로 생겨난 BCR::ABL1 유전자로 그 악성도에 따라 만성기와 급성기로 구분된다.
2001년에 미국 FDA 승인을 받은 1세대 BCR::ABL1 표적항암제 이매티닙(글리벡)은 지속해서 투약할 경우 일부 환자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해 급성기 진행 및 약물 내성 획득의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닐로티닙, 라도티닙, 다사티닙, 포나티닙, 애시미닙 등 2세대, 3세대, 4세대 표적항암제까지 개발됐지만, 여전히 급성기로 진행되거나 약물 내성이 생겨 사망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FLT3 저해제, 만성골수성백혈병 내성치료 가능성 파악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치료에 실패해 급성기로 진행한 만성골수성백혈병(CML) 환자의 세포 증식이 급성골수성백혈병(AML)과 유사한 특징에 착안해 이를 토대로 FLT3와 같은 급성골수성백혈병의 대표적인 원인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사했다.
우선 만성기와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FLT3 세포막 수용체 발현양을 비교해 본 결과, 놀랍게도 만성기에서는 전혀 발현하지 않았던 FLT3 세포막 수용체가 급성기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증가해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최근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치료에 사용되기 시작한 FLT3 저해제를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물 내성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최초로 파악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가 CML 내성 예방 및 치료제로
실제로 연구팀은 혈액암 환자 검체 및 동물실험을 통해 새롭게 고안된 복합 항암요법인 BCR::ABL1 억제제와 FLT3 억제제를 병용해 사용하면 혈액암 세포의 약물 민감성이 증가해 현재 알려진 모든 티로신키나제억제제(TKI, 만성골수성백혈병의 표적항암제)의 약물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만성기에 FLT3 저해제를 사용하면 앞으로 나타날 약물 내성을 미리 예방할 수 있음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3세대 BCR::ABL1 저해제인 포나티닙이 BCR::ABL1 뿐만 아니라 FLT3를 동시에 공략하는 화합물임에 주목했다. 놀랍게도, 기존에 사용하던 BCR::ABL1 저해제 이매티닙, 라도티닙, 닐로티닙, 다사티닙과 FLT3 억제제의 병용요법을 통한 약물 내성 억제 효과가 포나티닙의 경우 단일 투여만으로도 동일한 효능이 발휘됐다.
결과적으로 급성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치료약물로 사용되는 포나티닙이 FLT3에 의해 유발되는 표적항암제 내성도 극복함으로써 이를 치료 또는 예방용으로 사용할 수 있음도 최초로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FLT3 억제제로 개발 중인 신약들도 BCR::ABL1 억제제의 약물 내성 억제 효능을 함께 시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돼 이 분야 연구의 새로운 전환기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의 길 열리나
이러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국내외 특허출원·등록, 기술이전 등의 중개연구 및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의 약물 내성 억제를 위한 FLT3-TAZ 신호전달체계 제어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김동욱 교수는 “항암제를 일평생 복용해야 하는 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들 중 항암제 내성이 생기거나 급격히 급성기로 전환되며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며 “이번 연구로 내성 예방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돼 백혈병 ‘완치’의 길이 더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암생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몰레큘러 캔서 (Molecular Cancer, IF 37.3)’에 11월 6일 온라인 게재됐다.
몰레큘러 캔서 (Molecular Cancer, IF 37.3)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11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