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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가을 타나봐…” 숨어 있는 우울증 신호?

2023.08.24 · 정성경 기자

매미 소리가 귀뚜라미 소리로 바뀌면, 가을이다. 남녀 불문하고 가을이 되면 감상적으로 되며 쉽게 우울해진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가을을 탄다는 것은 사실 계절성 우울증에 가깝다.

가을철 대표곡인 바이브의 ‘가을 타나봐’의 가사 중에는 ‘뭘 해도 채워지지 않는 시간들, 외로운 계절이 왔나봐’라는 가사가 있다. 가을을 탄다는 건 외로움을 타고 우울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이 우울증의 한 종류인 것을 모른다. ‘가을을 탄다’는 건 바로 계절성 우울증의 하나인 가을 우울증에 걸린 것이다. 계절성 우울증이란 계절적인 흐름을 타는 우울증으로 가장 많은 형태는 가을과 겨울에 발생하는 우울증이다.

떨어지는 낙엽에 마음이 허전해지고 파란 하늘을 보면 눈물이 핑 돈다. 가을이 되면 감성이 살아나다 못해 슬픔으로 가라앉는 ‘멜랑콜리’해진다. 기분이 가라앉고 작은 일에 슬퍼진다. 생활이 심드렁해지고 인생이 허망하게 느껴진다. 이 상태에서 더 가라앉으면 우울증으로 들어간다. 사람에 따라서는 가을에서 시작해 봄까지 반년 이상을 경미한 우울증 상태로 지내는 경우도 의외로 많다.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은 가을을 맞아 정신건강의학과 허휴정 교수의 우울증 관한 글을 게재했다.

출처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출처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피로같이 스며드는 우울증

허 교수는 “우울증은 통증처럼 뚜렷하게 나타나면 좋으련만 그러질 않는다. 우울증은 피로같이 슬며시 스며든다. 피곤하다고 내과를 찾지 않듯이 가을을 심하게 탄다고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지 않는다. 하지만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무기력 상태가 오래가고 괜히 슬퍼진다면 우울증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여기에 일상적으로 하던 일이 버겁게 느껴지고 일도 그만두고 싶다는 마음마저 든다면 계절성 우울증일 확률이 높다.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성인 100명 중 3명은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에 대해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다”며 “다만 일조량 감소로 인한 세로토닌 분비 저하, 멜라토닌 증가 등이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조량이 적은 고위도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일수록 계절성 우울증이 많은 것으로 보고된다. 세로토닌은 우울증의 발병과 연관이 높은 신경전달물질이다. 많은 항우울제가 세로토닌을 뇌에서 증가시키는 기전으로 효과를 낸다. 동시에 뇌에서 멜라토닌의 분비가 증가한다. 이로 인해 생체리듬과 수면 활동 주기 간의 부조화가 발생한다. 생체리듬이 수면 활동 주기보다 지연되면서 주간에도 몸의 리듬은 아직 밤에 맞춰져 주간 졸림증과 피로가 나타난다.

계절성 우울증은 일반 우울증과 증상에서도 차이를 보인다. 식욕 저하나 불면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는 우울증에 비해 계절성 우울증은 수면 과다와 폭식, 무기력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에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로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스트레스에 취약해지는 특징도 있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이 든 음식에 대한 식탐도 강해진다. 옛말처럼 ‘천고마비(天高馬肥)’, 말이 살찌는 가을처럼 갑자기 살이 찌는 것도 계절성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

허 교수는 “가을이 시작되면서 이러한 증상을 보인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하고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한다.

출처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출처 카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치료 위해 인체의 균형 맞추는 것 필요

허 교수가 말하는 계절성 우울증의 치료의 원칙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인체가 불균형을 일으키지 않도록 환경이 바뀌는 정도를 줄이는 것”이다.

즉 일조량의 부족이 원인이라면 바깥에 나가 햇볕을 쬐고, 더위가 문제라면 주변을 시원하게 하는 등 인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계절성 우울증에서 광치료(Light Therapy)가 효과적인 치료방법으로 사용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가을 우울증의 예방법으로는 첫째 외출을 자주하는 것이다. 외출을 자주 나가 햇볕을 쬐어 줘야 한다. 햇볕을 쬐면 비타민 D가 생성되면서 가을철 부족할 수 있는 세로토닌의 합성에 영향을 미친다. 하루에 30분 이상은 외출을 규칙적으로 해줘야 충분한 세로토닌이 생성된다. 여기에 가벼운 운동을 함께 해주면 세로토닌 합성에 도움을 주는 물질인 트립토판이 분비돼 더욱 효과적이다.

두 번째로 생활 습관을 고친다. 평소 당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는다면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야간에 전자기기를 자주 만지며 잠자리에 드는 습관은 생체리듬 불균형을 더욱 악화시킨다. 지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병원 진단을 받는다. 가을, 겨울철 우울증에 걸렸더라도 무조건 병원을 찾으라는 것은 아니다. 일조량에 따른 증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증세가 점점 악화하거나 오랫동안 지속하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8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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