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3’으로 보는 암 정복, 세계는 지금? ⑤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 의료기술
2023.08.21 · 정성경 기자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 정복,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또 결코 이뤄질 수 없는일은 아닌 듯 싶다. 매년,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의료기술들이 우리의 희망을 부채질한다.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유럽 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다.
ASCO는 1964년 설립 이후 매년 70여 개국의 암 전문가와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4만명 이상이 참석해 최첨단 치료법·솔루션 등을 논의한다.
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미국 시카고 멕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ASCO 2023에서는 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다. 이때 발표된 논문 초록만 5760여건에 달한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인 유한양행, GC셀, 제넥신, 에이치엘비 등이 17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과연 이번 ASCO 2023에서는 어떤 주제들이 주목을 받았을까? 암 정복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ASCO 2023에서 발표된 주요 주제들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폐암 정복을 위한, ‘키트루다’와 ‘타그리소’
②유방암 정복을 위한, ‘엔허투’와 ‘키스칼리’
③혈액암과 여성암에 등장한 치료제 스타들
④AI를 만나 더 강력해지는 면역 항암제&표적 치료제
⑤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 의료기술
ASCO 2023에서 발표된 5760여건 중 국내 연구자들이 제1저자로 참여한 구연 및 포스터 등이 총 139건이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에서는 회원이 주연구자로 참여한 연구 결과가 44건, 대한항암요법연구회의 연구과제로 채택된 연구가 5건 발표됐다, 이에 대해 장대영 회장은 언론사 인터뷰에서 “올해 ASCO에서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원이 주연구자로 참여한 연구가 지난 몇 년에 비해 확연히 늘어나, 항암 치료 환경 개선에 대한 국내 의료진의 관심과 열정을 체감할 수 있었다"며 "특히 주요 암과 희귀암에 걸쳐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등의 치료제뿐만 아니라 항암 효과 증대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인자에 대한 임상연구 결과가 공유되며 항암 치료 전략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고 의의를 밝혔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한국기업은 유한양행, GC셀, 에이치엘비, 보령, 앱클론, 에이비온, 제넥신, 엔케이맥스, 크리스탈지노믹스 등 대형제약사와 바이오벤처까지 총 17개의 파이프라인을 공개했다.
세계의 관심이 쏟아진 국내 암 연구진 발표
대변이식술 통해 면역항암제 내성 극복 가능성 확인- 박숙련 교수
면역항암제는 대부분의 환자에서 내성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치료법의 하나로 인체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장내 미생물을 이용해 면역항암제 치료 효과를 증대하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숙련 교수는 ASCO 2023 임상과학 심포지엄(Clinical Science Symposium)에서 면역항암제에 좋은 치료 효과를 보인 환자의 대변을 면역항암제 내성 환자에게 이식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결과 총 13명의 고형암(간암, 위암, 식도암) 환자에게 대변을 이식한 결과, 1명의 암 크기가 매우 감소하고 5명의 암 크기가 안정화돼 대변이식술의 임상적 효과 및 항암 면역 활성화 효과가 확인됐다.
면역항암제 '펨브롤리주맙' 다양한 병용으로 효능 입증-유창훈 교수
담도암은 다른 암종에 비해 환자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향이 있어 항암제를 추가할 때 생존기간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유창훈 교수는 수술이 불가한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항암치료에 '펨브롤리주맙'(제품명 키트루다)이 추가됐을 때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이 어떠한지 평가, 분석한 결과를 구두로 발표했다.
젬시타빈+시스플라틴+펨브롤리주맙 3제 요법과 젬시타빈+시스플라틴+위약을 비교한 3상 임상의 하위 분석 연구 결과, 펨브롤리주맙을 추가했을 때 환자가 느끼는 삶의 질은 위약군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위암분과 위원장인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이번 ASCO 2023에서 HER2 음성, 진행성 및 전이성 위암의 1차 치료에서 세포독성항암제 2제 요법에 면역항암제인 펨브롤리주맙을 병용했을 때의 효과를 확인한 다기관, 다국적, 이중맹검, 3상 임상연구에서 PD-L1 발현에 따른 하위그룹 분석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분석 결과, PD-L1 복합양성점수(CPS)가 1 이상이거나 10 이상인 환자군 모두에서 펨브롤리주맙 병용군의 생존기간과 반응률이 향상됐다.
국내 개발 표적항암제 레이저티닙, 뇌전이 치료전략으로 부상-홍민희 교수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홍민희 교수는 1, 2세대 EGFR 표적치료제 사용 후 중추신경계 내 질병 진행을 경험한 환자를 대상으로 3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레이저티닙(제품명 렉라자)의 두개 내 효능을 평가한 다기관, 2상 임상연구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6개 기관에서 총 40명의 환자가 등록됐으며, 1차 평가변수는 두개내 반응률(Intracranial Response), 2차 평가변수는 두개내 무진행생존율(Intracranial PFS), T790M 돌연변이 음성 환자의 두개내 반응률, 전체 반응률, 전체 질병조절률, 안전성 등이었다.
연구 결과, 레이저티닙을 복용한 환자군은 1차 평가변수를 만족했다. 또한 연구 참여자의 대다수를 차지한 T790M 음성 환자와,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이는 연수막 전이 환자에서도 우수한 두개내 반응률을 보였다.
세계가 주목한 한국 의료기술-기업
유한양행은 얀센과 함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에 대한 연구 4건을 발표했다. 또한 렉라자와 관련한 ▲아미반타맙 병용요법 장기 추적 ▲혈장 검체 활용 순환종양핵산(ctNDA) 액체생검 연구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치료 실패에 대한 부작용 임상 2상 결과 발표 등의 연구를 발표했다.
GC셀의 미국 관계사인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제대혈 유래 NK세포 치료제 ‘AB-101’의 임상 1상 데이터를 처음 공개했다. AB-101은 현재 재발성 난치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제 ‘리툭시맙’‘과 병용 임상을 진행 중이다. 내년 임상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HLB는 재발성 또는 전이성 선양낭성암종(ACC)에 대한 VEGFR2 억제제 리보세라닙의 2상 연구 결과를 선보였다. 리보세라닙은 종양 내 신생혈관 형성에 관여하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VEGFR2) 억제제 계열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9개월 간 누적된 추가 임상 데이터에서는 미국과 한국에서 8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대규모 임상 결과, 평가기준 객관적반응률(ORR)이 52.5%를 기록하며 리보세라닙이 전이성 선낭암 환자에 대해 효능과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보령에서는 혈액암 치료제 ‘BR2002’ 임상 1a/1b상을 발표했다. 해당 치료제는 암세포 주요 성장·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삼중 저해하는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다. 보령에서 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물질로 현재 1b상이 진행 중이다.
앱클론은 카티(CAR-T) 치료제 AT101에 대한 임상 1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는 임상 1상에 참여한 모든 환자에 대한 결과로, 임상 1상에서 확인된 AT101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AT101은 앱클론의 독자적인 항체 개발 플랫폼 NEST를 통하여 개발된 h1218 항체를 사용했으며, 이는 현재 상용화된 4종의 CD19 카티 치료제가 모두 마우스 유래 FMC63 항체를 사용한다는 점과 크게 차별화된 특징이다.
에이비온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표적으로 하는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ABN401’의 파일럿 확장 임상 연구 초록을 공개했다. ‘ABN401’의 파일럿 확장 코호트는 임상 2상의 경향성을 예측하기 위해 설계된 임상이다. 회사는 임상 1상 용량 증량 코호트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2건의 부분 관해(PR)가 확인되어 유효성을 확인했고, 임상 2상과 동일한 용량의 ‘ABN401’을 투약하는 파일럿 확장 코호트에서도 뛰어난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을 확인하는 데이터를 도출했다.
제넥신은 자궁경부암 치료용 DNA백신 GX-188E(성분명: 티발리모진 테라플라스미드)와 림프구감소증 면역항암 후보물질 GX-I7(지속형 인터루킨-7, 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의 삼중 병용 두경부암 2상 중간 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했다.
엔케이맥스는 TKI(티로신키나아제 저해제) 불응성 비소세포폐암 임상1/2a상 중간 결과에 대한 초록을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임상은 TKI 치료에 실패한 24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독일 머크사로부터 얼비툭스 약물을 무상 공급받아 공동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임상은 ▲코호트1 및 코호트3의 환자군 12명에게는 자사의 NK세포치료제 SNK01(40억 개 및 60억 개)과 GC(젬시타빈+카보플라틴)를 병용투여 ▲코호트2 및 코호트4의 환자군 12명에게는 SNK01(40억 개 및 60억 개)과 GC, 얼비툭스 3가지 약물을 병용투여한 결과를 발표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는 70세 이상 비소세포폐암(NSCLC) 1차 치료법으로서 ‘캄렐리주맙’과 ‘비노렐빈’ 병용 예비 임상 2상 결과와 절제 가능한 간세포암(HCC) 수술 전 치료로서 중등-고위험 재발 대상 ‘캄렐리주맙’과 ‘아파티닙’ 병용임상 2/3상 결과, 수술 전후 치료법으로 재발 위험이 큰 간세포암 대상 ‘캄렐리주맙’과 ‘아파티닙’ 병용 임상 2상 결과 등이다. 이외에도 캄렐리주맙 관련 위암, 신장암, 유방암 등 다수 적응증에 대한 연구자 임상 결과도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은 올해 ASCO를 통해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가 국소진행성 직장암(LARC) 환자의 치료 효과를 예측하는 데 활용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했다. 루닛은 ASCO 2023에 참여한 전 세계 의료 AI 기업 중 최다인 연구 초록 16편을 발표해 관심을 받았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8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