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 2023’으로 보는 암 정복, 세계는 지금? ③ 혈액암과 여성암에 등장한 치료제 스타들
2023.08.07 · 정성경 기자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암’ 정복,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또 결코 이뤄질 수 없는일은 아닌 듯 싶다. 매년, 매일 쏟아지는 새로운 의료기술들이 우리의 희망을 부채질한다.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유럽 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 학회로 불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회다.
ASCO는 1964년 설립 이후 매년 70여 개국의 암 전문가와 글로벌 제약사 임직원 4만명 이상이 참석해 최첨단 치료법·솔루션 등을 논의한다.
지난 6월 2일부터 6일까지 미국 시카고 멕코믹플레이스에서 열린 ASCO 2023에서는 4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다. 이때 발표된 논문 초록만 5760여건에 달한다.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인 유한양행, GC셀, 제넥신, 에이치엘비 등이 17개의 논문을 발표했다.
과연 이번 ASCO 2023에서는 어떤 주제들이 주목을 받았을까? 암 정복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ASCO 2023에서 발표된 주요 주제들을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① 폐암 정복을 위한, ‘키트루다’와 ‘타그리소’
② 유방암 정복을 위한, ‘엔허투’와 ‘키스칼리’
③ 혈액암과 여성암에 등장한 치료제 스타들
④ AI를 만나 더 강력해지는 면역 항암제&표적 치료제
⑤ 세계에서 주목하는 한국 의료기술
혈액암은 혈액, 골수 및 림프절에 영향을 미치는 악성 종양으로 림프종도 이에 속한다. 림프종이란 림프조직 세포들이 악성 전환되어 생기는 종양을 말한다. 림프종에는 호지킨 림프종과 비호지킨 림프종(악성 림프종)이 있다. 비호지킨 림프종(악성 림프종)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다. 혈액암은 고형암에 비해 매우 작은 빈도로 발생하는 질환이면서도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있어 치료방법도 까다롭다. 그래서 의료계는 새로운 약물과 치료방법에 더 주목한다.
3대 여성암인 자궁경부암, 유방암, 난소암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 발생률이 높아지면서 치료방법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난 6월에 열린 ASCO 2023도 이에 대한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B세포 림프종 환자를 위한, ‘예스카타’와 ‘AT101’
-‘예스카타’, ZUMA-7 3상 임상 전체생존율, 사망위험 27% 감소
길리어드의 CAR-T 치료제 예스카타(악시캡타진 실로류셀)이 이전 치료 후 재발 또는 불응한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의 사망위험을 30% 가까지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6월 5일에는 조기에 재발 또는 불응한 거대 B세포 림프종 환자에서 2차 치료로 예스카타를 표준요법과 비교한 ZUMA-7 3상 임상 결과의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분석 결과가 공개됐다.
총 359명을 1대 1로 무작위 배정해 진행 중인 임상에서, 앞서 첫 번째 중간 분석에서는 이 연구의 1차 평가변수인 무사건 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왔다. 전체 환자에서 예스카타가 표준요법 대비 사건 발생 또는 사망의 위험을 60% 줄인 것이다. 당시 전체 생존율은 충분히 완성되지 않았었지만, 예스카타 군의 사망 위험이 29% 더 낮은 경향을 보였다.
5일 공개된 분석 결과는 중앙 추적관찰 47.2개월 시점의 자료로 여전히 예스카타 투약군은 전체생존기간이 중앙값에 이르지 않았으나, 위약군은 31.1개월로 예스카타의 사망위험이 27%,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8개월 추정 전체생존율은 예스카타가 54.6%, 대조군은 46.0%로 집계됐으며, 예스카타의 생존 이득은 연령이나 1차 불응, 또는 조기 재발, 고등급 B세포 림프종 등 사전에 지정한 하위그룹에서 일관된 모습을 보였다.
연구자가 평가한 48개월 시점 무진행 생존율은 41.8%와 24.4%로 두 배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으며,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위험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이전에 보고된 예스카타의 안전성 양상 그대로 새로운 사이토카인 방출증후군이나 신경학적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으며, 치료와 관련한 사망도 발생하지 않았다.
-‘AT101’, 혈액암 환자 대상 완전 관해율 67%·객관적 반응률 92%
앱클론은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CAR-T 신약 후보물질 AT-101의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1회 투여 목적으로 개발된 AT-101의 임상 1상은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재발성․불응성의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diffuse large B cell lymphoma․DLBCL) △소포림프종(follicular lymphoma․FL)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MCL) △변연부비세포림프종(marginal zone lymphoma․MZL) 등 혈액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다. 대상 환자는 총 12명으로 저용량 그룹 6명, 중용량 그룹 3명, 고용량 그룹 3명으로 이뤄졌다.
이번 임상은 유효성 평가지표를완전 관해율(Complete responseㆍCR)과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ㆍORR)로 설정했다. 3개 용량 그룹을 모두 포함한 결과는 CR 66.7%, ORR 91.7%로 나타났다. 약효 지속성에 있어서는 가장 먼저 투여를 받은 저용량군 환자들이 치료 후 1년을 넘어서도 지속적으로 CR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소개됐다.
안전성에 관한 지표로 CAR-T 치료제 사용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부작용으로 알려진 3등급 이상의 △사이토카인방출증후군 1명(8.3%) △신경독성 1명(8.3%) 등으로 나타났다.
앱클론 관계자는 “이번 임상1상에서 AT101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면서 “임상2상에서는 단일용량, 단일 적응증으로 진행되므로, 임상1상보다 높은 유효성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앱클론은 오는 9월 임상2상을 준비 중이다.
AT101은 ▲항체의 인간화를 통한 면역원성 개선 ▲독특한 약효 강화 기전 ▲제조공정에서의 자동화를 통한 제품 생산 안정화 등 기존의 카티 치료제와는 다른 기술적 혁신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난소암 치료에 ‘린파자’ 효과, 자궁경부암에도 ‘키트루다’
- 린파자+임핀지, BRCA 음성 진행성 난소암 무진행 생존 개선
난소암은 가장 흔한 부인과 암 중 하나지만, 환자의 3분의 2이상은 진행성 난소암으로 이어진다. 진행성 질환은 예후가 나빠 환자의 50~70%는 5년 이내 사망에 이른다.
진행성 난소암은 바이오마커 분석에 따라 BRCA 변이, HRD 등을 가진 난소암 환자로 분류된다. 앞서 린파자는 BRCA 유전자를 가진 난소암 1차 치료에서 7년이라는 생존기간을 열며, 난소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린파자는 표적 항암제로 BRCA1/2변이 등과 같이 상동 재조합 복구(HRR, homologous recombination repair)의 결함을 내포한 세포의 DNA 손상 반응(DDR, DNA Damage response)을 차단한다.
린파자는 PARP를 억제, 암세포의 DNA 단일가닥 절단, 복제 지연, DNA 이중가닥 절단을 유도해 암세포의 사멸을 이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PARP저해제 중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이래 난관암, 복막암, 유방암, 췌장암, 전립선암 등에서 적응증을 확대했다.
6월 3일 발표된 린파자의 새 임상 데이터는 DUO-O 임상 3상으로 임핀지와의 병용요법으로, BRCA 유전자 변이가 없는 진행성 난소암 환자에서 화학요법 및 베바시주맙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37% 감소시켰다. 또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중앙값은 각각 24.2개월과 19.3개월이었다.
상동재조합결핍(HRD) 양성 환자 하위 그룹에서도 린파자와 임핀지 병용요법군은 베바시주맙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위험을 51% 감소시켰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37.3개월과 23.0개월이었다.
HRD 음성 환자 하위 그룹에서도 병용요법군은 베바시주맙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의 상대적 위험을 32% 감소시켰다.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각각 20.9개월과 17.4개월을 나타냈다.
전체 생존율(OS)을 비롯한 기타 2차 평가변수는 후속 분석에서 공식적으로 평가될 예정이다.
또한 린파자는 BRCA 변이 유전자를 가진 진행성 난소암에서도 완치 가능성을 보여줬다. 진행성 BRCA 변이 난소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5년 추적 연구 결과에서 린파자는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PFS) 56개월로 집계됐다.
- ‘키트루다’, 자궁경부암 사망위험 40%↓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MSD)가 자궁경부암 1차 치료 환경에서 기존의 표준요법에 더해 생존 기간을 1년 더 연장, 사망의 위험은 40%를 낮췄다.
현재 지속성/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의 표준 치료법은 항암제 파클리탁셀과 베바시주맙을 함께, 또는 파클리탁셀만 투여하는 것이다.
미국 크레이튼(Creighton) 대학 의대 부인과 종양 전문의 브래들리 몽크 교수 연구팀은 지속성/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 617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KEYNOTE-826)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308명)에는 항암 화학요법(파클리탁셀, 시스플라틴 또는 카보플라틴)에 펨브롤리주맙을 병행 투여했다. 그중 63.6%에게는 베바시주맙이 추가로 투여됐다.
베바시주맙은 신생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항암 치료제이며, 펨브롤리주맙은 면역 항암요법에 쓰이는 면역관문 억제제이다.
나머지 그룹(309명)에는 항암 화학요법과 함께 위약(placebo)이 투여됐다. 이들 중 62.5%에게는 베바시주압이 추가 투여됐다.
그 결과 펨브롤리주맙+화학요법 그룹은 위약+화학요법의 대조군보다 전체적인 생존 기간(overall survival)과 무진행 생존 기간(progression-free survival)이 크게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베바시주맙의 추가 투여 여부와는 무관했다.
연구팀은 조기 면역 항암치료로 자궁경부암의 전체적인 생존 기간을 상당히 연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8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