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특집] 우리는 왜 mRNA 암백신을 기대할까? ⑤ 암 백신이란
2023.06.26 · 정성경 기자
의학의 발달로 ‘백세시대’를 꿈꾸지만 여전히 암은 사망원인 1위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암으로 사망한 사람의 숫자는 8만2688명으로 2021년 전체 사망자(31만7680명)의 26%를 차지한다.
최근 눈에 띄게 자주 등장하는 ‘백신’은 코로나19 시대를 지나며 이제는 ‘암 백신’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이미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나, 간암을 일으키는 B형 간염 등은 백신에 의해 예방이 가능하다.
암 정복을 위해 매일 새로운 발견과 기술들이 등장하고, 미디어의 발달로 이러한 정보들은 전문가나 비전문가나, 의사와 환자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된다. 특히 ‘백신’에 대한 소식은 언제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백신은 무엇이며, 과연 ‘암 백신’은 개발될 수 있을까. 현재 ‘백신’ 기술의 현 주소와전망을 소개한다.
<글 싣는 순서>
①백신의 역사와 원리
②백신의 종류
③핵산 백신의 종류
④mRNA 백신이란
⑤암 백신이란
⑥미래 백신에 대한 전망
최근 뉴욕의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Memorial Sloan Kettering Cancer Center)에서 루이스 로하스 박사(Luis A. Rojas) 연구팀이 16명의 췌장암 환자에게서 종양 제거 수술 후 개인 맞춤형 mRNA 백신을 투여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개월의 임상시험 기간이 끝날 무렵, 환자의 50%가 암이 재발하지 않았다. 췌장암은 보통 수술 후 몇 달 안에 재발하는데 이러한 연구 결과는 획기적이다.
코로나19 이후 ‘암 백신’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면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모더나가 암과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을 예방 치료하는 백신을 2030년까지 내놓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암을 예방하는 목적으로 미국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백신으로는 자궁경부암 및 항문생식기암 등 몇 가지 암을 예방할 수 있는 인유두종 (파필로마) 바이러스 백신, 간암을 예방할 수 있는 B형 간염 바이러스 백신 등이 있다. 그렇다고 이들을 ‘암 백신’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렇다면 ‘암 백신(암 치료용 백신)’이란 무엇일까? 정말 2030년까지 암 백신 개발이 가능할까? 대한면역학회에서 발표된 논문 ‘암백신(Cancer Vaccines)’과 미국임상종양학회 ‘캔서 넷’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알아보고자 한다.
암 백신
암세포들을 탐색하여 파괴하는 면역능력을 나타내는 면역감시기능(immune surveilance)은 바이러스 감염과 연관된 암세포의 성장을 조절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암세포들의 경우에는 복합적인 유전자 돌연변이들에 의해서 생성된 새로운 항원들에 대한 면역감시기능이 정상적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암세포는 인체 내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물질을 스스로 분비하거나 암세포에 대한 항체생성에 필수적인 항원을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항원-항체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못한다. 또한 인체는 암세포에 대한 세포독성 T 세포(cytotoxic T cell; CTL)를 활성화하지 못해 효과적으로 암세포를 제거하지 못한다.
따라서 암을 치료하기 위한 면역요법으로 암세포를 특이적으로 파괴하는 T 세포의 활성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용 암백신(cancer vaccine)의 개발이 시도되고 있다.
암백신은 암세포가 지니는 암특이항원(tumor-specific antigen; TSA)을 암환자에게 투여하여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킴으로써 생체 내 면역기능을 강화하여 암세포를 제거하는 능동적 면역치료법이다.
암 백신의 종류
전세포백신(cancer cell vaccine) : 암세포백신은 외과적 수술로 제거한 암세포 자체를 이용하는 것으로 더 이상 암세포를 형성하지 않도록 방사선을 조사하여 암세포를 사멸시킨 후 환자에게 주사한다.
암세포 자체를 백신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직까지 모든 암항원이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이며, 암세포 전체를 이용함으로써 아직 밝혀지지 않은 암항원을 포함한 많은 중요 암항원을 체내 면역계에 노출시킴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자가유래 암세포백신(auogous vaccine) : 환자 자신에게서 분리한 암세포 자체를 이용하는 즉 자기세포(self)를 이용한 백신이다. 분리된 암세포를 처리 후 즉시 주사하거나, 일정기간 시험관 낸 배양 후 또는 동결처리 후 주사한다. 이러한 자가 유래 암세포백신은 자신의 세포를 이용하기 때문에 MHC 서열이 일치하고, 최상의 면역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은 있으나 환자 개개인에게 적합한 백신의 제조가 어렵고 비용이 많이 소요되거나, 돌연변이(mutation)가 쉽게 일어나 백신의 효력이 제한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동종이계 암세포백신 (allogenic vaccine) : 자가 유래 암세포백신의 여러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다른 사람에게서 분리한 암세포을 이용하는 방법으로, 동종이계 암세포 백신은 실험실의 대량 배양을 통해 많은 양을 확보할 수 있고, 여러 환자로부터 분리한 여러 종류의 암세포 즉, 여러 종류의 암항원을 동시에 투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개는 사멸시킨 동종이계 암세포와 1종 이상의 면역보조제를 함께 투여하여 면역반응을 극대화하고 있다.
수지상세포 백신(dendritic cell vaccine) : 수지상세포는 림프계 조직을 비롯하여 여러 조직에서 각 조직 세포간극에 수상돌기를 내고있는 세포로, 세망세포나 대식세포(macrophage)와 유사하나 결합조직을 형성하지 않고, 식작용(phagocytosis)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수지상세포는 암세포를 체내 면역계가 인식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항원제시세포(APC)의 한 종류로, 암세포 표면의 항원을 분해하여 항원결정기를 T 세포에 제시함으로써 항원특이살해 T 세포(CTL) 반응을 유도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항원제시세포란 단백질 항원을 세포 내에서 처리하여 펩타이드 항원을 생성한 후에 이들을 주조직적합성항원 단백질에 결합시켜 세포 표면에 제시(항원 제시)하는 세포이다.
항원 백신(antigen vaccine) : 항원백신은 수천 개의 항원을 함유하고 있는 암세포 자체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분리, 정제된 개개의 암항원을 이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이다. 특정 암항원이 어떠한 종류의 암에서는 특이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자가 유래 암세포 백신의 경우처럼 환자마다 특이적인 백신을 만들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DNA 백신(DNA vaccine) : 항원 등을 백신으로 투여하면 최초에는 원하는 면역반응이 유도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백신의 효력이 감소한다. 이것은 투여된 백신에 대한 항체가 점차 친화성을 갖게 되고 결국 면역반응이 유도되어 투여한 백신이 파괴되기 때문이다. 즉 더 이상의 자극이 없다면 생체는 백신을 투여하기 전의 정상적인 면역감시 상태로 회귀하게 된다. 따라서 원하는 면역반응을 지속적으로 유도시킬 수 있도록 항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법으로 암특이 항원을 코드하는 DNA를 백신으로 이용하는 암백신이 개발되고 있다.
이 외에도 펩타이드 백신(peptide vaccine), 재조합 바이러스 백신(recombinant viral vaccine), 재조합 박테리아 백신(recombinant bacterial vaccine), 항개별특이형 백신(Anti-idiotype vaccine) 등이 있다.
미국임상종양학회에서 개발 중인 암 백신
방광암 : 연구원들은 HER2 항원으로 변형된 바이러스로 만들어진 백신이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실험 중이다. 이 항원이나 분자들은 방광암 종양의 표면에 한다. 이 바이러스는 면역 체계가 이 종양 세포들을 찾고 파괴하도록 가르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자들은 또한 표준 방광암 치료와 백신을 사용한 표준 치료 중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인지 연구 중이다.
뇌종양 : 뇌종양 세포 표면의 특정 분자를 목표로 하는 치료 백신을 테스트하는 많은 연구가 있다. 일부는 새로 발견된 뇌암에 초점을 맞춘다. 또한 재발하거나 재발한 암에 집중하기도 하며, 많은 연구들이 십대를 포함 한 어린이들 관련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유방암 : 유방암에 대한 치료 백신을 단독으로 또는 다른 치료법과 함께 시험하고 있다. 또한 유방암을 예방하는 백신을 임상 실험 중이기도 하다.
자궁경부암 : FDA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는 HPV 백신을 승인했으며 자궁경부암의 각 단계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백신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대장암 : 대장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생각되는 항원으로 세포를 공격하도록 신체에 지시하는 치료 백신을 만들고 있다.
신장암 : 신장암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암 백신을 실험하고 있다. 또한 신장암의 후기 단계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백신을 테스트하고 있다.
백혈병 :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백혈병에 대한 치료 백신을 검토하고 있다. 일부는 골수/줄기세포 이식과 같은 다른 치료법이 더 잘 작동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사람의 암세포와 다른 세포로 만들어진 다른 백신들은 면역 체계가 암을 파괴하는 것을 도울 수 있다.
폐암 : 항원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에서 폐암 치료 백신을 연구 중이다.
흑색종 : 단독으로 또는 다른 치료법과 함께 많은 흑색종 백신을 시험하고 있다. 파괴된 흑색종 세포와 백신에 있는 항원은 면역 체계에게 신체의 다른 흑색종 세포를 파괴하라고 지시한다.
골수종 : 다발성 골수종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백신을 연구하는 많은 임상 실험이 진행 중이다. 연구자들은 또한 골수종을 앓고 있거나 자가 골수/줄기 세포 이식이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백신을 테스트하고 있다.
췌장암 : 췌장암 세포에 대한 면역 체계의 반응을 증진시키기 위해 고안된 많은 치료 백신을 연구하고 있다. 백신은 유일한 치료법으로 또는 다른 치료법과 함께 제공될 수 있다.
전립선암 : 시풀루셀-T는 의사들이 전이된 전립선암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이다. 현재 연구들은 백신이 전립선암에 걸린 사람들의 초기 단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6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