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잊힐 권리', 이탈리아에서도 추진
2023.06.15 · 정성경 기자
이탈리아에서 암 생존자를 위한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RTBF)’ 법안을 추진한다.
암 생존자가 은행 대출이나 보험 가입 등에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자신의 병력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게 하는 법안이다.
13일 로이터통신 증 외신에 따르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암 환자의 '잊힐 권리'에 관한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 ‘일 솔레 24 오레’도 “법안에 대한 여야의 광범위한 초당적 합의가 있고 정부도 이 법을 빨리 통과시키는 데 찬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법안은 하원 보건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이탈리아가 추진하는 암 생존자의 ‘잊힐 권리’는 마지막 치료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5∼10년 동안 암이 재발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 대출, 입양 등과 관련된 기관에 병력 고지를 거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법이 시행되면, 21세 이전에 암에 걸렸던 사람은 5년, 그 외 성인은 10년 이내 자신이 다시 암에 걸린 적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면 된다.
이 법안은 지난해 2월 이탈리아 상원 법사위원회에 제출됐으나 지금까지 의회 통과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멜로니 총리는 이번 법안 추진에 대해 "우리의 목표는 많은 이탈리아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주는 법을 가능한 한 빨리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오라치오 스킬라치 보건부 장관에게 ‘잊힐 권리’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현재 이탈리아에서는 90만 명 이상이 암 병력 때문에 보험이나 대출, 입양 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일 보도된 유로뉴스에 따르면 18세 때 갑상샘암 진단을 받은 30대 이탈리아 시민 프란체스코는 26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완치 판정을 받았으나 아이 입양에 실패했다. 유방암 이력이 있는 댄서 로라(45)도 완치 후 15년이 지난 뒤 댄스 교습소를 차리려고 했지만, 암 진단 이력 때문에 은행에서 장기주택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었다.
이렇듯 통 암 환자들은 완치 후 일정 기간이 지나도 각종 계약에서 제약을 경험한다.
지난해 2월, 유럽연합(EU)은 모든 회원국에 2025년까지 암 생존자를 위한 잊힐 권리를 도입하고, 유럽연합 법률에 이 권리를 명시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유럽 국가 다수는 이미 암 환자의 잊힐 권리를 보장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는 2016년, 벨기에는 2019년, 룩셈부르크와 네덜란드는 2020년, 포르투갈은 2021년, 루마니아는 2022년, 6개 국가에서 잊힐 권리 법안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최근 법 적용 시점을 치료 후 10년에서 5년으로 개정했다. 또 20만 유로(약 2억7605만원) 미만 주택의 경우 은행 대출 시 개인 의료 정보를 묻는 확인서를 폐지하도록 했다.
프랑스 일간 레제코는 정부가 암뿐만 아니라 1형 당뇨병, 갑상샘암, 1기 에이즈 등 다른 질환에 대해서도 잊힐 권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3년 6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