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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은퇴를 앞둔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건네는 메시지

2022.12.24 · 정성경 기자

“단지 전원으로 이사했다고 몸과 마음이 저절로 건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 환경이 갖춰지면 좋겠지만 지금 사는 곳에서도 건강해지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마음속에서는 어디든 집을 지을 수 있고, 뒷동산과 앞 개울을 가진 전원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시작으로 적정 체중 유지, 꾸준한 신체 활동, 건강한 식단,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대처, 좋은 관계, 건강한 환경 유지, 당면한 문제해결의 8개 요소를 기둥 삼아 이전보다 더욱 튼튼하고 행복한 집을 지어보자. 암, 다시 짓는 집이다.”

p177

출처 교보문고
출처 교보문고

‘암, 다시 짓는 집’의 저자는 전미선 교수다. 연세대 의과대학 졸업하고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센터장 역임한 그는 현재 아주대학교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다. 이 책은 저자가 은퇴를 앞두고 암 환자와 함께한 경험을 집약한 결과물이다.

저자는 평소 성품대로 윽박지르지도 나무라지도 않는다. 조금만 더 할 수 있는 일을 해보자고 격려한다. 똑같은 정보여도 이 책의 정보가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저자의 축적된 시간과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은 저자의 평소 습관이 최신의 건강 정보 제시로 나타난다. 위급한 마음에 온라인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매몰되는 환자들에게는 단비 같은 정보이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9%이고 생존율은 70.7%이다(보건복지부, 2021년).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고, 암 환자 중 2명은 생존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암은 이제 우리 생활과 가까워졌다. 그러나 어떤 위험도 익숙해지면 경각심이 줄어드는 것처럼 암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도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암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반대로 극단적 위험으로 생각하는 경우다.

책은 두 가지 경우를 모두 경계하며 균형을 잡아 준다. 암을 알고, 앎을 실천하고, 실천을 지속하도록 생활에 적용하는 방법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요란스럽지 않게 말을 건넨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저자가 암 환자와 함께 평생을 그렇게 실천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연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의 터프츠 의과대학에서 수련하고 미국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에서 환자를 돌봤다. 한국에 돌아와서는 아주대학교병원에서 암 환자와 함께했다. 경기지역암센터와 암 생존자 통합지지센터를 만들고, 국가암관리위원회 위원으로 국가암관리 활동에 매진했다. 이런 활동으로 받은 정부 훈장보다 저자의 특별함은 암 환자를 대하는 태도에 있다. 진료 시간이 촉박한 우리나라의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환자를 위한 프로그램과 캠프를 개설해서 지금까지 이어 왔다. 말 그대로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이다.

저자는 책에서 암에 대해 알고 암을 실천하자고 말한다. 그러면서 △적정 체중을 유지한다 △신체 활동을 꾸준히 한다 △건강한 식단을 챙긴다 △충분히 잔다 △스트레스의 원인을 알고 대처한다 △좋은 관계를 맺는다 △건강한 환경을 유지한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한다 등 8가지 교훈을 강조한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지금 나부터’이다. 암을 너무 쉽게 보지도 극단적으로도 생각하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힘주어 말한다. 직장과 가족을 위하여 희생했던 삶에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자고 위로한다. 앞으로 살아갈 집을 짓듯이 하나씩 해나가자고 말이다. 그래서 암, 다시 짓는 집이다.

책 속으로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니고 내가 좋은 뜻으로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이 마음이 암 환자에게도 전해지면 좋겠다. 전해지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각자 자신의 몸을 재건하는 ‘집 짓기’를 이룬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평생을 암 환자와 함께했다. 이제 공식적인 은퇴를 하지만 여생도 암 환자들이 다시 짓는 집을 도우며 함께할 것이다.”

p 13

“암은 태풍처럼 찾아온다. 작은 저기압이 바다의 수분을 빨아들여 거대한 회오리가 된다. 왜 하필 자신에게 암이 생겼느냐고 원망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직면해야할 사실이 있다는 것이다. ‘암이 왔다’는 사실. 재난을 정신 없이 통과하고 나서야 피해의 흔적이 확인되듯이 암 투병 이후 남겨진 상처는 수술과 치료 후에나 보인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이대로 살 것인가? 아니면 달라질 것인가?”

p 20

“암을 이겨내면 더이상 재발은 없는 걸까? 그렇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몸을 돌보는 것이 우리 몫이고 발병은 다른 문제이다. 우리는 그저 건강을 되찾고 자신의 행복한 삶을 복원해야 한다. 다시 올지 모를 병을 두려워하지 않고, 암이 남긴 상처에 매몰되지 않으며, 지금-여기를 살아야 하는 것이다. 행복은 무병무탈한 삶에서만 오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즐기는 데서 온다. 더하여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삶이라면, 나의 본 모습으로 솔직하게 살아간다면, 그것이야말로 천상병 시인의 ‘소풍’ 같은 삶이 아니겠는가?”

p 21

“그동안 공부한 내용과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얻은 교훈을 여덟 가지로 정리했다. 오랜 경험과 공부로 얻은 결론이다. 읽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실천하면서 몸이 스스로 나아지도록 하면 좋겠다. 몸으로 체험해야 오랫동안 실천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이 ‘암, 다시 짓는 집’이다. 소개하는 요소들이 다시 짓는 집의 튼튼한 기둥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가득하다.”

p 43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2년 1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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