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대 대장암 세계 1위, 고기 많이 먹고 운동 부족…
2022.09.05 · 정성경 기자
대한대장항문학회는 우리나라 20~40대의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4일 밝혔다.
한국인의 대장암 발생률이 세계 1위라는 조사 결과는 여러 기관을 통해 나왔지만, 20~40대를 따로 분석해 순위를 매긴 것은 처음이다.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서구화된 식습관, 비만율 증가 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까지 포함한 이른바 ‘젊은 대장암 환자’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제 의학 저널 ‘랜싯(Lancet)’에 게재된 미 콜로라도대 안슈츠 메디컬센터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20~49세의 대장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2.9명으로 조사 대상 42국 중 1위로 나타났다.
2위 호주가 10만명당 11.2명, 3위 미국과 슬로바키아가 각각 10만명당 10.0명이었다. 우리나라는 20~40대 대장암 환자의 연평균 증가율도 4.2%로 가장 높았다.
과거 대장암은 미국·유럽 등 서구권에서 발생률이 높았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발생률이 빠르게 올라갔다. 특히 50대 이상뿐만 아니라 최근 2049 세대의 ‘젊은 대장암’이 급증한 원인으로는 짧은 기간에 서구화된 식습관, 젊은 층의 비만·만성염증 등 증가, 경각심 부족에 따른 초진 지연 등이 꼽힌다.
영국 의학 저널(BMJ: British Medical Journal) 최신호에는 초가공 식품(ultra-processed food) 과다 섭취가 남성에게 대장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 식품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 때 추가하지 않는 재료(유화제, 트랜스 지방, 화학 물질, 착색제, 감미료 및 방부제 등)가 많이 포함된 식품으로 당분, 염분, 지방 함량이 높고 단백질과 섬유질 함량이 낮다. 제과 빵, 탄산음료, 냉동 피자, 프렌치 프라이, 사전 포장 수프, 소스, 핫도그, 소시지, 상점 과자, 케이크, 도넛, 아이스크림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 터프츠(Tufts) 대학 식품과학·정책대학의 왕루 교수 연구팀이 보건의료 종사자 총 20만6천248명(24~28세, 남성 4만6천341명, 여성 15만9천907명)을 대상으로 25년 간 진행된 3건의 추적 연구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3일 보도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초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여성은 대장암과 관계가 없었다. 초가공 식품 과다 섭취가 남성에게만 대장암 위험을 높이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여성이 선호하는 초가공 식품은 남성이 자주 먹는 초가공 식품과 종류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특히 여성이 자주 먹는 요구르트 같은 초가공 유제품은 여성들이 먹는 다른 초가공 식품의 해로운 영향을 상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일본 등 다른 아시아권 국가와 비교해 우리나라 젊은 층은 가공육과 붉은 육류, 특히 바싹 익히거나 탄 음식 등을 섭취하는 비율이 더 높다”면서 “서구 국가 젊은 층에 비해 운동량이 적다는 점도 위험 요소”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젊은 층은 복부 통증 등 대장암 의심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고령층에 비해 많다는 것도 위험의 요인으로 꼽힌다.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엄준원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장(고려대 안산병원 교수)은 “50세 이상 대장암 환자는 첫 증상이 나타나고 첫 진료를 보기까지 평균 29.5일이 걸리는 반면, 50세 이하는 평균 217일이 걸린다는 미 외과 저널 연구 결과도 있다”며 “50세 이하라도 혈변, 빈혈, 복통, 가늘어진 변 등 관련 증상이 나타나면 대장암 검사를 받아야 하고, 가족력이 있으면 45세 이전에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나마 외국보다는 우리나라 젊은 층의 대장 내시경 검사 비율이 높고 검진 체계가 잘 마련돼 있어 더 이른 나이에 대장암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아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 국가 암 검진에서 위 내시경 검사는 40대 이상이면 2년에 한 번씩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장 내시경 검사는 50대 이상이 ‘분변 잠혈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날 때에 한해 받을 수 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2년 9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