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스쿨 데스크] 암은 왜 생길까, 암 원인에 대한 소고
2022.02.22 · 암스쿨
질병을 정복하려면 질병의 원인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결핵이나 천연두 등과 같은 감염성 질환은 세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등을 개발 함으로서 그러한 질환들로부터 완치에 이르게 되었다. 마찬 가지로 암을 정복하려면 암의 기전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2019년 현재 한국에서의 암 완치율(5년 상대 생존율로 추정)은 70.7%로 지난 20여년 전의 42.9%에 비해서는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 것 만은 분명하다. 하지만, 암종에 따라서는 아직도 30% 미만의 완치율에 머물러 있는 난치성 암들이 많이 있고 또, 높은 완치율을 보이는 암의 경우에도 항암 치료 과정은 매우 고통스럽다.
암의 정복을 위해서는 암이 왜, 어떻게 생기는 지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할 텐데 현재 그 이해의 수준은 어디쯤 와 있을까? 암의 원인 규명에 대한 연구를 살펴 보기에 앞서서 몇 가지 통계 수치를 통해 암이라는 질환의 성격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한다.
암은 노화와 밀접한 관계
암세포란 성장을 멈출 줄 모르는 돌연 변이 세포이다. 아래 두 도표에서 보듯이 2018년 한국의 신규 전체 암 발생자 중 80%는 50세 이상의 고령층인데 남자의 경우에는 무려 90%가 50세 이상의 고령층이다. 즉, 암은 노인 질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 10만명당 발생자 수인 조발생율을 보더라도 남자의 경우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의 경우와는 조금 다르게 40대부터 완만하게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다.
물론 보통 정상세포가 발암 개시화된 세포를 거쳐 전암 세포로 되는 데 약 10년, 그 후 암세포 탄생까지 수년이 더 걸리는 등 암세포로 발현되기까지는 20~30여년 동안의 시일이 소요된다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암세포 생성이 시작되어 고령이 되면 암세포로 발현되게 된다는 것이다. 어찌되었든, 암 세포가 세포의 노화 즉, 누적된 세포 분열 과정과 관련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다.
암은 생활 환경과 관련
아래 그래프에는 2020년 몇몇 암종별 국가간 조발생율이 집계되어 있다. 전립선암이나 유방암의 경우 한국이나 일본에 비해 서구 국가들에서 발생자 수가 많고, 반대로 위암과 간암의 경우 서구 국가들에 비해 한국의 조발생율이 상당히 높은 수치를 보여 준다. 이러한 나라별 차이를 보면 식생활이나 생활 환경의 차이가 암 발생율 차이를 유발한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암의 발생 원인이 일정 부분 생활환경의 차이 때문이 아닌 가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그래프에 나타나듯이 한국과 일본의 경우 위암이 서구 국가들에 비해 매우 높다. 위장관 암의 경우 섭취 음식물과 관련이 있을 것인데 젓갈이나 김치, 국, 탕 등 염분이 많은 음식과 불에 탄 고기, 생선 등의 음식이 높은 위암 발생을 유발한 것으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으로 이민 간 한국인의 경우 각 암종의 발생이 한국과 미국의 중간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이러한 식생활을 포함한 환경 요인의 영향이 암 발생과 관련성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의 경우 간암 발생율이 여전히 높은 것은 음주와 최근 많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여전한 간염 바이러스 전염을 촉진 시키는 술잔 돌리기나 비 위생적인 주방 문화 등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암 발생의 5%~10%, 유전적 소인에 기인
일반적으로 위암, 유방암, 대장암 발생의 5~10%에서는 유전적인 소인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암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체 암 발생의 5% 정도는 유전적인 원인에 기인한다고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위암의 경우 혈액형이 A형인 사람에게서 발병율이 높고 대장암에서는 가족성 용종증과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이, 유방암에서는 엄마나 자매가 유방암이 발병한 경우 발생 빈도가 1.5~3배가 높은 현상 등 유전적 요인으로 암이 발생하는 경우가 일정 부분 있다.
암 세포 유발 요인에 대한 논쟁
2015년 미국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버트 보겔스타인 박사와 크리스티안 토마세티 박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암과 관련된 돌연변이 중 66%는 복제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작위적 오류로 인한 것이며 29%는 생활습관 및 환경적 요인, 나머지 5%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유전적 요인이 없고 생활 속에서 발암 요인들을 완전히 제거하더라도 암 예방은 가능하지 않다는 것으로 암 발생은 거의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질환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들의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세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평생에 걸쳐 나타나는 세포분열 횟수는 조직 부위별로 다르다. 둘째, 세포분열이 자주 일어나는 조직 부위에선 세포 복제 과정에서 무작위적 오류와 돌연변이가 생길 확률이 상대적으로 더 높고, 그래서 그 중에 암세포가 출현할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셋째, 조직 부위별로 세포분열 횟수와 암 위험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strong correlation: 선행 연구에서 상관 계수가 0.81)’가 나타났으며, 이는 세포의 무작위 돌연변이가 환경이나 유전적 요인보다 더 중요하게 암 위험에 기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암종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분석 대상으로 삼은 암 위험도 차이에서 약 66%는 세포분열 횟수로 설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암 위험이 환경 요인이나 유전 요인 보다 세포의 무작위 돌연변이라는 불운(“bad luck”) 탓이 크다라는 것으로 그 간의 통념과 배치됨에 따라 커다란 논쟁을 일으킨 바 있다. 그들의 연구 결과는 전 세계 69개 국가에서 이뤄진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및 암 연구 자료를 기반으로 도출된 것이었다.
하지만, 이 논문은 발표 직후부터 공중보건과 예방 의학 분야에서 연구 방법에 대한 문제제기와 더불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 논문이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국제 역학 통계의 데이터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했다. 이 논문을 비판하는 주장과 논문이 이 후 여러 학술지에 줄줄이 발표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 스토니브룩대학교 소속 연구진(책임저자 Yusuf Hannun)은 그들의 논문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존스홉킨스대학 연구진 논문의 결론이 암 위험의 내적 요인과 외적 요인을 잘못 구분해 생겨난 것이라며 “내재적 요인이 끼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평생 위험의 10~30% 이내)”는 결론을 새로운 수학적 분석과 함께 제시했다. 이전 논문에서, 세포분열 횟수와 암 위험의 상관성이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되었다는 것이다.
그 주장의 근거로 같은 조직 부위의 암이라고 해도 지역별로 크게 다르게 나타나는 암 발병률의 차이를 제시하며 외부 환경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앞에서 본 국가별 암종별 조발생율차이 그래프 참조). 예컨대 유방암의 위험은 동아시아보다 서구 유럽에서 5배나 높게 나타나며 전립선암 위험은 남중아시아 (south-central asia)에 비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25배나 더 높은데, 이런 분포는 단순히 세포분열에 의한 무작위 오류라는 ‘불운’의 내적 요인으로 설명될 수 없다는 것이다.
결론
이상에서 보았듯이, 정상 세포가 어떻게 암세포로 변화하는 지, 즉 어떤 요인들이 그 돌연변이 세포화에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완벽한 설명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암의 정복을 얘기하기에는 아직까지 우리의 의학 수준이 부족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암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최근의 암 관련 통계를 보면 한국인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세 명중 한 명은 암에 걸리고 암종에 따라서 다르지만, 암에 걸린 사람 중 30%는 사망에 이른다고 한다.
첫째,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암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지만, 현재 확실한 것은 암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진 기술도 나날이 발전하고 있어서 조기 발견을 통한 암 완치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조기 발견을 위한 정기 검진과 자신의 몸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하겠다.
둘째, 평소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암은 세포 질환이기에 생활하는 모든 외부 환경에 발암 유발 물질이 세포 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공기나 물, 음식, 흡연, 음주, 자외선 등은 물론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수면 부족, 비만, 운동 부족 등 수 많은 요인들이 세포의 돌연 변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외부, 내부 요인으로부터 암을 예방하려면 자기 몸 상태에 대한 꾸준한 관찰과 모니터링, 관리가 필요하다 하겠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2년 2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