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분석] “당신은 암을 어떤 관점에서 보고 계십니까?”
2020.11.20 · 암스쿨
암 유병자 180만, 매년 23만 신규 암 환자, 매년 8만명 암으로 사망, 기대 수명인 82세 까지 살면서 3명 중 1명은 걸리는 암, 통계 시작 이래 37년째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암, 우리는 암에 대해 어떤 관점을 가지고 대처하고 있을까?
암스쿨에서 지난 7월과 8월에 걸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나타난 환우들이 가지고 있는 암에 대한 관점을 알아봄으로써 한국인들이 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생각을 알아 보고자 한다.
첫째로, 암은 단순한 감염 질환과는 다른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유전자 변이에 의한 세포 변이 질환의 성격을 가지는데 우리 환우들은 암을 어떤 성격의 질환으로 받아 들이고 있을까?
감염 질환이 감염원을 제거하면 100% 완치되고 면역성을 가지는 것과는 달리, 암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유전자 변이가 발생해서 상당 기간 동안 세포 변이가 진행되어 결과적으로 나타나게 되는 질환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암 세포 변이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그 치료에도 한계가 있어서 의료 및 종양학 분야에서의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5년 완치율이 70% 수준에 정체되어 있으며, 췌장암과 몇몇 암의 완치율은 10% 내외에 머물러 있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면역 치료제나 제4세대 항암제라 불리는 대사항암제 등의 신약을 새롭게 개발하는 것은 이미 나타난 암세포에 대한 진행을 억제하거나 차단하는 등의 치료일 뿐 세포 변이의 원인에 대한 치료는 아니어서 재발이나 2차암에 대한 걱정을 불식시킬 수는 없다. 암의 조기 진단이 완치를 최대화할 수 있다는 관점에서 조기에 암을 진단할 수 있는 각종 바이오 마커나 유전자 분석에도 별도의 노력을 쏟는 것은 이러한 암의 성격을 고려한 데에서 출발한 것이다. 발현 이전에 유전자나 세포 상태에서의 이상 현상을 탐지하기 위한 노력이 치료제 개발과는 별도로 이루어 지고 있으나 현실화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환우들은 암의 성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치료에 대처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서 암에 대한 인식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보고서의 결과 요약 첫 부분에 언급되어 있듯이 암의 치료를 감염 질환의 치료처럼 의료진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준다. 단적인 예로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암의 종류에 대해서 모른다는 비율이 폐암의 경우 8%였지만 대장암의 경우는 43%로 대체로 30% 이상의 환우들이 본인의 암의 종류에 대해 모르고 있었으며, 받고 있는 항암 치료제의 이름을 모르는 환우의 비율도 유방암의 경우 65%, 위암의 경우 46% 등으로 많은 환우들이 본인이 받고 있는 치료제를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삶의 질이나 치료 효과에 영향을 주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비율이 30~40%에 마물러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보았을 때 암 치료에 있어서 본인의 주도보다는 의료진의 치료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암이 생활 습관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야기 되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이러한 인식은 그 치료에 한계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다.
암은 면역이 없는데다 유전성, 식습관 등 이전 암의 위험요인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암 치료 과정에는 암세포 제거 뿐 아니라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 및 전이 억제, 손상된 세포 복구, 대체할 수 있는 통제 능력을 정상화하는데 노력해야 하는데 그 당위성이 무시되거나 경시되고 있다. 암이 ‘사형선고’는 아니지만 본인이 주도적으로 치료, 관리해야 하는 질환의 성격에 대한 고려가 있어야만 하지 않을까?
둘째로, 암 진단으로부터 항암치료까지 평균 2년여의 기간을 거치게 되는데 이 기간 겪게 되는 신체적이고 심리적인 상태를 어떤 관점으로 보아야 할 것인가?
독감이나 맹장염 등과 같은 감염 질환은 치료된 후에는 우리의 기억 속에서 거의 대부분 사라지는데 암은 분명 그러한 질환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수 많은 경험자들의 투병기나 수기 등에서 접하게 된다. 과연 다른 질병과는 어떻게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하고 치료에 임해야 할까? 소위 ‘급한 불을 제거하는 과정’인 2년여의 항암 치료 기간과 완치 판정을 받게 되기까지의 회복 기간 동안 겪게 되는 육체적, 정신적 어려움과 그 영향을 어떻게 볼 것인가?
실제로 완치 환자들 중 20% 정도는 진단 후 10년 동안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PTSD) 보다는 가볍겠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 (PTS)를 겪는다고 한다. 미국립암연구소나 미국 종양학회 등의 암 관련 기관들에 따르면 암 진단 시부터 치료 과정 동안 또 그 이후에도 암 환우 들은 PTSD보다는 약하고 대부분 극복 가능할 정도이지만 PTS 증상을 겪게 되고 또 항상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암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 내재되어 있는 ‘트라우마 (trauma)’적 성격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암의 치료와 회복, 완치 판정 후의 기간 동안 암 세포 자체의 치료 외에 겪게 되는 심리적인 현상에 대한 면밀한 관찰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한 것은 당연할 것이다. PTS에 대한 치료 밥법은 PTSD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한다. 암이라는 트라우마를 겪고 난 후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심리와 감정상의 문제들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며 무조건적인 인내와 의지로만 극복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하는데 과연 우리의 환우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떠할까?
이번 조사 결과에서 PTS측정을 위한 질문 항목이 포함되지 않아 PTS를 심각하게 겪고 있는 환우들이 얼마나 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스럽게도 그 과정을 잘 이겨내고 ‘외상 후 성장 (PTG) 현상’을 보이는 증거들은 조사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이 삶의 만족도와 소외감 등에서 전체 한국인 대비 만족도는 크고 소외감은 적게 느끼는 현상이 수치로 확인된다. PTG의 일반 적인 현상으로 열거되는 감사하는 마음이 커지고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욱 깊어지며, 평소 가치있게 여기던 것들의 우선 순위가 달라지게 되고, 내적으로 더욱 강인해지며, 영적으로 풍요로움을 느끼는 등의 현상들이 이번 조사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피로나 수면 장애, 불안, 감정의 기복 등 PTS의 대표적인 증상들이 나타날 때 이 증상들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의지적인 인내보다는 구체적이고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완치에 이르는 길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번 조사결과는 우리 환우들이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암이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러한 관점에서 치료를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셋째로,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 것은 암의 회복과 완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 나타나듯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를 보면 심리적인 부분이 7, 육체적인 부분이 3, 그리고 재발에 대한 걱정과 주위 사람과의 어려운 관계가 -3의 영향력을 가진다. 즉 병원에서 이뤄지는 암의 신체적인 치료가 전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력보다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부분의 영향력이 더 큼을 알 수 있다. 암세포에 대한 물리적인 치료이상으로 심리적이고 사회적인 요소에 대한 케어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의미하는 것이다.
튼튼한 자존감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있고 주도적이며 적극적인 일상 생활을 영위하는 것과 아울러 다른 사람과의 좋은 관계를 맺어 나가는 것이 좋은 삶의 질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좋은 삶의 질을 이뤄나가는 것이 완치에 이르는 길이 된다는 것을 새겨 보아야 할 것이다. 신체적으로 가능하다면 되도록 빨리 직장에 복귀하고 일을 시작하는 것을 권하는 이유도 이번 조사 결과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삶의 질 결정 모형을 통해서 명확히 설명되고 있다.
“암 환자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해요. 그러다 보니 그 감정들이 신체 증상이나 이유를 알 수 없는 공포로 찾아와요. 불안증과 우울증을 겪으며, 불면증에 시달리고, 투병 의욕이 악화되죠. 그 감정은 자신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어요. 그걸 설명할 수 있다면 치료할 수 있고 또, 나을 수도 있겠죠. 그래서 ‘알아차림’이 중요한 거예요. 본인의 감정을 알아차린다면,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들 거예요. 그러나 결코 쉬운 과정은 아니죠.”
어느 암 투병 정신과 의사의 고백과 PTS를 연결시켜 본다.
막 암 진단을 받으신 분이나, 힘든 항암 과정을 겪고 계신 분 또는 어려운 항암 과정을 마치고 회복기에 계신 분, 완치 판정을 받으신 분, 모두에게 질문을 던져 봅니다.
“암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계십니까?”
p.s. 상세한 조사 결과는 PSOL 1.0™(www.psol.co.kr 2020.12 open 예정)에 오셔서 회원 가입하시고 확인 하십시오. 암스쿨이 2020년 12월 새로운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0년 11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