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이겨내는방법] ② 암 투병의 현실을 직시하라
2020.07.09 · 암스쿨
암을 진단 받은 당사자나 가족들 중에서 암에 걸릴 것이라고 예견하고 암 공부를 해 놓은 사람은 없다.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 중에서 암으로 운명을 달리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도 “그때 이렇게 해 보았으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을 간직한 채 “암은 어쩔 수 없더라. 멀쩡하던 사람이 암 진단 받고 별별 방법을 다 써 보았지만 결국은 가더라” 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암 환자 주변에는 “이렇게 하면 좋다더라”는 식의 말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대개가 소문으로 들은 얘기이거나 막연한 귀동냥 정도여서 어느 것 하나 확실하게 믿을 수가 없다.
암, 의사도 알아야 하지만 환자도 알아야 한다
아직도 암은 그 치료방법이 제대로 확립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것이 현실이고, 이런 상황은 모든 나라들이 겪고 있는 일반적인 현실이다. 우리나라의 암 치료방법에서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암 환자나 가족이 믿고 의지해야 할 현대적 병원치료에 대한 회의와 비판적인 경향이 높다는 점이다.
많은 경우 병원에서 암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의사는 자세한 설명 없이 당장 수술부터 하라고 권고하는 것이 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 일어나는 일반적이고도 우선적인 일이 되어버렸다. 정확한 설명을 해주지 않아 암인 것만 알고 구체적 상태나 환자의 향후 예견되는 증상도 제대로 모른 채, 수술해 준다는 말을 암을 낫게 해 준다는 말로 이해해 버리고서는 서둘러 수술을 받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수술을 받고 나면 항암제를 맞는 것이 대부분의 순서다. 어떤 항암제를 맞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항암제 부작용이 어떤 것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약 이름이 항암제이니 암을 치료하는 약이겠지” 하고 맞거나 의사가 맞으라고 하니까 생각 없이 맞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가 항암치료 중 전이가 되었다는 얘기가 나오면, 항암제를 수술 후에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암세포를 깨끗이 없애는 약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전이 사실을 알게 된 환자나 가족들의 실망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이로 인해 수술 결과나 항암제에 대한 불신이 현대의학의 치료방법 자체에 대한 원망과 회의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이렇듯 반복되는 병원의 관행적 방법들은 많은 주변의 환자들을 불안하게 할 뿐 아니라, 그들의 가슴속에 지금까지 받아온 치료 자체에 대해서도 불신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되게 한다.
이런 일련의 일들은 일차적으로는 의료체계의 문제에서 찾을 수도 있겠지만, 치료와 검진을 맡은 의료진이 보다 차분하고 구체적으로 증상을 비롯한 현대적 치료방법의 한계에 대하여 암 환자나 가족들을 이해시키지 못한 책임도 있다. 이러한 일들은 병원치료에 대한 많은 불신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각 환자에게 맞는 항암제 선택이 중요하다
사람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판국에 경제적이니 비경제적이니 하는 것은 별로 쓸만한 단어는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돈만 쏟아 붓는다고 암이 낫는다면 재벌 회장이나 유명한 코메디언은 왜 완치하지 못하고 죽었는가? 한 재벌회장이 미국의 유명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치료방법의 한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세상을 뜨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서민들은 없는 살림에 제대로 투자(합당한 진료비를 써서)를 해서 최대의 치료효과를 얻어야 옳은 일이다. 가장 비경제적인 방법이 항암제 선택방법이다. 암 환자나 가족들이 가장 결정을 망설이는 부분이 바로 항암제에 대한 문제이다. ‘항암제 치료를 받아야 할지, 받지 말아야 할지…’에 대하여 난감해 하는 가족들이 너무도 많다.
수술 전에 암 종양을 떼어 의사들이 추천하는 몇 가지 항암제에 대한 효능을 직접 시험한 결과자료를 보면, 같은 위암에 같은 항암제라도 암 환자에 따라 나타나는 결과는 같지 않다.
예를 들어 ‘A', ‘B' 두 종류의 항암제를 담당의사로부터 추천 받아 ‘갑’과 ‘을’의 같은 위암환자에게 실험을 한 결과를 보면, ‘갑’이라는 환자에게서 떼어낸 종양에 대한 실험 결과는 ‘A' 라는 항암제가 암세포의 괴사율이 높고, ‘을' 이라는 환자는 ‘A’ 항암제보다는 ‘B' 라는 항암제에 대하여 월등한 괴사율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과 실험을 거치지 않고 통상적으로 위암에는 무슨 항암제, 폐암에는 무슨 항암제 식으로 환자에게 항암제를 투여한다면 환자마다 암세포의 종류, 진행 정도, 분화 정도, 세포의 종류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현명한 방법이 못 된다. 각 환자의 특성에 맞는 조치가 없이 관행적으로 항암제 투여가 계속 된다면 환자는 환자대로 육체적으로 위기를 맞게 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효과는 없고 견디기 어려운 부작용만 받게 되므로 오히려 죽음을 재촉하는 꼴이 되고 만다.
돈은 돈대로 쓰고 결과가 뻔한 일이라면 다시한번 의료인은 물론이고 모든 사람들이 반성을 하고 재고를 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방법에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의료계 풍토가 전향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에 대해 암 환자의 한 사람으로서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모든 일이 다 그렇지만, 특히 암을 치료하는 과정에서는 더욱 조심스럽게 선택하고 주변의 자문을 구해 잘 판단하면 경제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고 치료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집안의 가장이 암에 걸려 없는 돈에 치료비를 꿔서라도 마련한다거나, 겨우 장만한 집까지 팔아 치료비를 마련하다 전셋집으로 가게 되고, 다시 월세로 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다행히 나으면 사람이 살았으니 쓴 돈이야 살아가면서 벌수도 있는 일이기에 아깝지 않지만, 월세 낼 돈도 없는 처지가 될 때쯤 사람은 가고 없으면 그 가족들이 당하는 참담함이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효과를 기대하려면 암 치료에 대해 좀 더 많이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필자가 일본에서 치료를 받을 때 게이오대학의 곤도 마코토 교수에게 한의학적 암 치료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이 질문에 ‘나는 동양의학을 배운 일이 없어 조언을 해 줄 수는 없지만, 내 환자 중에는 한의약적 치료로 호전되는 분도 있더라. 선택은 본인이 알아서 해라'고 답하였다. 그렇다고 필자가 한의학이 암 치료방법으로 아주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체의학이나 동양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태도는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들은 같은 서양의학의 이론을 같은 실습 과정을 거쳤고, 같은 교과 커리큘럼으로 교육을 받았음에도 그렇다.
결국 선택은 가족이 해야 하는 어려움에 봉착할 수밖에 없게 되고, 이런 현상은 환자나 가족이 암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하는 주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의사의 의견이라고는 하지만 모두가 똑같은 의견일 수는 없는 것이다. 그 ‘선택’은 환자가 향후 어떤 과정으로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는가의 중요한 바탕이 되므로, 어떤 의사를 만나 어떤 견해의 도움을 받느냐에 따라 어쩌면 한 사람의 운명이 갈릴지도 모르는 일이다. 의사의 말은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암 환자들은 잘 알아서 이해하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암 치료결과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암 치료로 유명한 국가의료기관이나 유명 의료기관의 암 전문가들이 방송에 출연하여 하는 강연이나 암 치료 방법에 대한 대담을 들어 보면 지극히 형식적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암 환자나 가족들이 바라는 치료효과나 결과에 대한 부분은 대개 어물쩍 넘어 가거나 회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 사람들의 주장을 다 듣고 요약해 보면, ‘암은 관리만 잘하면 오래 살 수 있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암은 예방이 첫째이다', ‘담배가 암 발생의 원인이며 안 피우는 사람에 비해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수십 배 이상 발병한다' 등등 대개가 이런 내용들이다.
다 듣고 난 후에 종합해 보면 무슨 방법을 제시한 것도 아니고 조기 발견, 예방, 관리 잘 하라는 것으로 귀결될 뿐이다. 여기에서 그 사람들의 속내를 짐작 할 수 있다. ‘아직 암 치료방법은 없다’라고 솔직히 시인하지는 못하고 ‘이렇게 해보면 좋을 것이다’라는 정도일 뿐이다.
듣는 사람이 언뜻 이해하기에는 암은 잘 치료되고 있고 치료나 결과가 좋은 것처럼 들린다. 그렇기 때문에 깊은 생각 없이 이런 전문가들의 말을 들으면 ‘아! 암은 90% 이상 치료된다'고 오해하기 십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의료인들은 치료결과를 통계로 말한다. 그렇지만 사람의 목숨은 의료인들이 말하듯이 통계에만 의존하기에는 너무도 귀중하다. 한 생명은 온 세상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것이다. 10%의 생존율이 대단한 성과일지 모르지만, 80%의 기막힌 사연과 비교할 수는 없다. 차라리 진실한 표현을 듣고 싶은 것이다.
의료진도 잠을 못 자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렇지만 치료결과가 좋지 않거나 예후가 뻔 할 것을 알고 있는 의료진이 환자나 가족들을 제대로 이해시키지도 않고 어정쩡한 말로 얼버무리거나 기다려 보자는 말만 되풀이하기에 하는 말이다.
이정갑 저 『암을 이겨내는 방법』 중에서
이 글은 2020년 7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