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어드바이저
일반건강

4세대 항암제로 뜨고 있는 대사항암제, 암세포 굶겨 사멸 유도해

2020.07.02 · 권은주 기자

종양을 둘러싼 미세 환경은 암이 성장하고 파괴를 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쥐 모델의 종양미세환경 이미지. HER2 (녹색), Ki-67 (빨간색), PD-L1 (보라색), 면역 세포 (노란색) 및 내피 세포 (시안). 암세포 내의 대사를 방해하거나 종양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암세포 대사를 막는 대사항암제가 4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미국립암연구소 
종양을 둘러싼 미세 환경은 암이 성장하고 파괴를 피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HER2- 양성 유방암에 대한 쥐 모델의 종양미세환경 이미지. HER2 (녹색), Ki-67 (빨간색), PD-L1 (보라색), 면역 세포 (노란색) 및 내피 세포 (시안). 암세포 내의 대사를 방해하거나 종양미세환경을 변화시켜 암세포 대사를 막는 대사항암제가 4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출처 미국립암연구소 

글리백으로 시작된 2세대 표적항암제와 인체 내 면역력을 높여 암세포를 공격하는 3세대 면역항암제에 이어 암세포의 대사를 끊어 굶겨 죽이는 4세대 대사항암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암세포는 무한 증식하는 특성과 함께 일반세포에 비해 월등히 많은 에너지원을 사용한다. 암세포는 일반세포보다 100배 이상 많은 ATP를 생성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유산소보다 무산소 대사를 선호해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다량의 젖산이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한 대사항암제가 국내 제약회사와 연구팀들을 통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신체 내 각 암세포의 특성을 이용한 다른 항암제들에 비해 암세포가 에너지를 확보하는 대사에 관여하는 대사항암제는 보편적으로 적용되기에 해당되는 암의 종류도 많고 부작용도 적은 것이 특징이다. 

현재 전 세계의 연구진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 바로 암세포의 대사 작용이다. 하지만 대사항암제는 아직까지 다국적 제약사도 넘지 못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져 있다. 여기에 국내 제약사들이 각 대학의 연구팀들과 협약해 대사항암제를 개발하고 있고, 1기 임상을 성공적으로 마친 항암제도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암스쿨에서는 국내에서 연구되고 있는 대사항암제의 종류와 기전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국내에서 개발하고 있는 대사항암제 종류와 기전》

▲ 암세포의 대사를 정상세포 대사로 조절하는 OMT-110 
OMT-110은 암세포와 정상세포가 가지고 있는 에너지 대사의 차이점에 착안해 악성 암세포로부터 오는 특이적 환경의 암세포 대사체계를 일반세포의 대사 체계로 조절함으로써 암세포 공격을 촉진하는 치료제다.

OMT-110처럼 대사체계(Metabolism)를 전환할 경우 에너지를 생성하는 다양한 암세포들이 회피할 수 없는 기전이라는 설명이다. 암세포 특유의 대사(Warburg effect)를 사용하는 대다수 고형암을 치료할 수 있으며 췌장암, 난치성 유방암, 내성 폐암 등 치료제가 없는 악성 암에서도 동물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관계자는 밝혔다.

이 항암제는 가천대 길병원 대장항문외과 백정흠 교수 주도로 가천대 약학대학 김환묵 교수님이 개발한 전이성 대장암 신약 후보물질을 대상으로 1상을 성공리에 마쳤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계획 승인을 획득해 임상 2a상을 진행하고 있다. 

‘OMT-110’은 항암제가 아닌 다른 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됐던 약물이다. 이 약물의 대장암 효과가 입증될 경우 기존 약물의 용도가 변경된 일종의 약물재창출(Drug repositioning) 개념도 적용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결과 보고가 완료된 상태로, 우수성이 인정돼 세계적인 학술대회인 ‘2020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ASCO)’에 ‘전이성대장암 환자에서 OMT-110의 안전성, 효과성, 바이오마커 효과 연구’라는 제목으로 5월 말 발표됐다.

관계자는 이번 1상 임상에서 우수한 안전성과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항암제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인 독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곧바로 약효나 적정용량을 평가하는 임상 2a상에 돌입했다고 했다. 

▲ 에너지 공장 미토콘드리아 방해해 암세포 굶기는 ‘스타베닙’
스타베닙은 'NYH817G'와 'NYH100P'를 병용 투여하는 항암제다. 두 물질은 각각 다른 표적에 작용한다. 암세포의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저해해 에너지로 쓰이는 ATP를 만들어내지 못하게 한다. 전임상에서 12개 암종에 대한 효과를 검증했다.

하임바이오는 세브란스병원에서 진행 중인 임상 1상에서 대사항암제 ‘스타베닙’의 항암효과를 확인했다고 지난 6월 22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에서 하임바이오는 표준치료에 실패한 고형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각 물질을 단독 투여해 최대내약성(MTD)을 파악한 뒤 두 물질을 병용 투여해 용량별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하고 있다. 하임바이오는 두 물질의 최대내약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위암 환자의 종양 크기가 감소하는 부분관해(PR)를 확인했다. 임상 1상은 내년에 완료된다.

▲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조절하는 ‘SLC1A5 유전자 변이체’ 발견 
국내 연구팀에 의해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조절하는 ‘SLC1A5 유전자 변이체’가 발견돼 암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대사 작용을 방해해 굶겨 죽이는 새로운 방법에 길이 열렸다. 

한정민 연세대 약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2월 암 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수송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글루타민은 혈액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아미노산으로 세포 내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에서 작용한다. 문제는 암세포가 생존하고 성장하는 데 글루타민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SLC1A5)에서 만들어진 유전자 변이체가 미토콘드리아 아미노산 수송체로서 글루타민을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전까지는 세포막에서의 글루타민 수송체로서만 SLC1A5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연구팀은 SLC1A5 변이체가 미토콘드리아에서 글루타민을 수송하며 암세포에 에너지를 줄 수 있음을 확인했다.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수송체가 특히 저산소 환경에서 특정한 전사인자(HIF-2α)에 의해 발현이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암세포가 글루타민을 많이 사용하면서 활발하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연구팀은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수송체를 억제시키는 동물 실험 결과 암이 발생하는 현상 자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암세포의 미토콘드리아 글루타민 대사 과정이 더욱 뚜렷해졌으며, 향후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글루타민에 대해 의존하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항암제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셀 메타볼리즘’ 2019년 12월 19일자에 발표됐다.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소포체(자주색)와 얽힌 미토콘드리아(파란색)의 3차원 구조.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으로 암세포 또한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다. 출처 미국립암연구소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소포체(자주색)와 얽힌 미토콘드리아(파란색)의 3차원 구조. 미토콘드리아는 세포의 에너지 공장으로 암세포 또한 미토콘드리아를 통해 에너지를 얻고 있다. 출처 미국립암연구소

▲ 암세포 사멸시키는 화학물질, 3-브로모피루브산(3BP)
일반적으로 암세포에는 헥소키나아제Ⅱ(HK2)라는 효소가 존재한다. 이 효소는 미토콘드리아의 VDAC와 결합해 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막는다. 이 때문에 암세포가 사멸하지 않아 끊임없이 증식할 수 있다. 

뉴지랩 기술의 핵심인 3BP라는 물질은 젖산 유사체로 표적이 되는 암세포에 진입할 수 있다. 암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방해하고 VDAC의 기능을 회복시켜 세포가 사멸하도록 만든다. 이런 3BP의 독성을 완화한 약물이 KAT다.

관계자는 “KAT은 암세포의 ATP 생산을 억제하고 VDAC의 기능회복을 통해 암세포를 사멸시킨다"며 "이 과정이 빠르게 이뤄져서 암세포가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KAT은 여러 종료의 암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 또 다양한 경로로 암세포로 전달이 가능하며, 약물특성상 약물 내성이 나타날 가능성도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체를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도 암을 치료한 사례가 나타났다. 뉴지랩은 내년에 임상준비를 마치고 2021년 상반기에는 임상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 암세포의 저산소증 적응을 방해하는 ‘OKN-007’
이번에 임상2상 IND를 신청한 지트리비앤티의 ‘OKN-007’은 HIF-1α(hypoxia-inducible factor, 저산소증 유발인자) 저해 항암제다. 암 세포는 증식하는 과정에서 산소를 소비하므로 쉽게 저산소증 상태에 빠지게 되는데, 특히 진행된 악성 종양은 혈액 공급을 증가시키기 위해 더욱 빠르게 저산소증 환경에 적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 세포의 저산소증 적응 기전에 관여 하는 것이 HIF 단백질 복합체며, ‘OKN-007’은 이 HIF-1α(hypoxia-inducible factor, 저산소증 유발인자)를 저해해 암세포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어 항암 작용을 하는 기전의 약물이다. 특히 HIF는 최근 영국과 미국의 과학자들이 기전을 규명해 2019년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면서 새로운 항암 기전으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지트리비앤티가 ‘OKN-007’의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하는 교모세포종은 악성 뇌종양 질환으로 전체 뇌종양의 12~15%를 차지하며, 미국 내 암 관련 사망률 4위에 해당될 정도로 치명적인 암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통 수술과 함께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를 병행하지만 재발 가능성이 높고 예후가 좋지 않아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법이 절실한 질환이다. 이번에 FDA에 허가 신청을 제출한 임상2상은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미국 뉴저지에 소재한 항암신약 전문 임상대행기관(CRO)인 테라덱사(Theradex)가 임상을 진행하게 된다.

임상1b상에서 총 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한 결과 전체 생존기간 중간 값은 11.1개월 이었고, 그 중 최고 용량을 투여 받은 9명의 전체생존기간 중간 값은 21.0개월 인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제로 FDA로부터 승인 받은 아바스틴(Avastin)의 경우 전체 생존기간 중간 값이 9.1개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획기적인 생존 연장결과를 확인한 셈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암스쿨에 게재된 기사는 미국국립암연구소(NCI), 미국암협회(ACS), 국립암센터(NCC), 일본국립암연구소(NCCJ), 엠디앤더슨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등 검증된 기관의 검증된 자료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글은 2020년 7월 작성 시점의 정보입니다. 치료 기준·급여 정보는 바뀌었을 수 있으니, 진료와 치료 결정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세요.

일반건강 다른 글

전체 보기

궁금한 점이 있으신가요?

케어 어드바이저가 상황에 맞춰 1:1로 안내해 드립니다.

무료 상담 신청